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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우리 부부가 달라졌어요!” 안 싸우는 부부 대화법

기사승인 2024.03.14  10: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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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2월호 94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

돌고 돌아도 결국 대화가 답이다. 부부 관계를 회복하고 싶다면 대화부터 해야 한다. 사이가 이미 멀어진 부부는 대화가 제일 어렵다. 좋은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해도 결국 싸움으로 끝나고만 기억뿐이다. 그 다음 수순은 정해졌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입을 닫는다. 대화를 포기하고 필요한 말만 하는 부부가 된다. 

정말 가정을 지키고 싶다면 끊어진 대화를 다시 이어야 한다. 상처를 주고받지 않으려고 침묵을 택했지만 사실은 대화가 없는 부부생활로 매일 상처 입고, 매일 좌절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다시 배우자의 눈을 보고 대화를 시도하자. 눈이 마주칠 때마다 찡하고 짠한 반려자로 바뀌는 기적의 부부 대화법을 알아본다.   

 

 

CASE 1. 아들의 말에 충격 받은 남편 이야기 

며칠 전 성철 씨(가명)와 같이 라면을 먹던 중학생 아들이 말했다. “아빠, 이렇게 살 바에는 그냥 이혼해!” 덤덤하게 꺼낸 아들의 말에 성철 씨는 순간 얼어붙었다. 아들의 다음 말이 더 가슴을 후볐다. 이혼하면 아들은 아빠와 같이 살겠다고 했다. 엄마는 혼자 살 수 있지만 아빠는 혼자 살면 폐인이 될 것 같아 아빠와 같이 산다는 거였다. 

코로나 유행 이후 성철 씨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아내와 자주 싸웠다. 아내는 입만 열면 돈 걱정이었고, 성철 씨는 그런 아내가 숨이 막혔다. 힘든 상황을 이해 못 해주는 아내가 미웠고 싸우는 것도 진절머리가 났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두 사람은 필요한 말 외에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아내도 꺼내지 않은 이혼 이야기를 아들이 꺼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실제로 이혼할 생각은 없었다. 이혼을 안 한다고 못을 박았더니 아들의 표정이 편안해졌다. 언제 심각한 이야기를 했었냐는 듯 라면도 맛있게 먹었다. 그런 아들을 보니 마음이 더 심란해졌다. 아내와 이대로 서먹하게 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CASE 2. 인내심이 바닥난 아내 이야기  

은선 씨(가명)는 자기 말만 옳다고 우기는 남편에게 오만정이 떨어졌다. 너무 꽉 막혀서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다른 사람의 생각은 무시하는 말도 자주 했다. 아내인 은선 씨와 아이들에게는 유독 심하게 자신의 말이 맞다고 우겼다.  

은선 씨의 인내심이 바닥이 난 건 친정어머니의 칠순 잔치 날이었다. 남편은 그 좋은 날에 한 성격하는 친정아버지와 언쟁을 벌였다. 결국 친정아버지가 백기를 들었다. 없던 정까지 모조리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칠순 잔치 이튿날부터 은선 씨는 이혼 초읽기에 들어갔다. 먼저 자격증 학원에 등록했다. 자격증 학원에 다닌 후로는 이상하게 남편의 막말에도 타격이 크지 않았다. 오직 자격증을 따고 취업할 생각에 빠져있을 뿐이다. 

 

대화가 멈추면 행복도 멈추는 부부

‘음성적인 싸움이자, 냉전 상태’. 부부상담 및 가족상담 전문가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은 대화가 없는 부부관계를 이렇게 표현한다. 

시작은 다들 비슷하다. 배우자와 자꾸 싸울 바에는 말을 안 하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대화를 멈춘다. 대화를 안 하면 행복해야 할 텐데 전혀 행복하지 않다. 여전히 상처받는다. 싸우지는 않아도 배우자가 소극적·수동적으로 공격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김숙기 원장은 “그동안 많은 부부를 상담하면서 부부의 문제는 대화가 안 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사실을 매번 경험했다.”며 “대화 없는 부부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많은 부부가 싸우지 않으려고 대화를 안 하다가 부부의 사이가 더 멀어지는 상황에 놓인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다시 대화를 해야 한다. 서로 얼굴을 맞대고 하는 대화가 필요하다. 

안 하던 대화를 하려면 쑥스럽고 민망할 수도 있다. 대화 요청을 말로 하기 힘들면 문자 메시지, 편지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김숙기 원장은 “대화 요청은 메시지나 글로 해도 되지만 진지한 대화는 꼭 서로 얼굴을 보고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부 싸움 안 하는 대화의 기술

대화의 힘은 상상 이상이다. 대화를 통해 상대를 보는 시선이 바뀌고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도 커진다. 대화를 통해 불편한 상황을 해결하려는 용기가 생기기도 한다. 

대화는 부부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부부 싸움 안 하는 대화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배우자의 행동과 태도에 대한 자신의 속마음을 밝혀야 한다. 

배우자의 행동이나 태도만 이야기하면 비난이나 공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속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속마음을 알면 상대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은 대화의 흐름 

아내 : “왜 이렇게 늦게 들어와? 여기가 하숙집이야?”(속마음 : 같이 있고 싶었어.)

남편 : “11시가 늦은 거야? 돈 버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알고서 말해!” 

속마음을 표현한 대화의 흐름  

아내 : “오늘 당신과 같이 저녁 먹고 싶었는데 늦게 오니까 속상했어.”

남편 : “그랬구나. 미안. 내일은 일찍 들어올게.”

 

둘째, 감정은 그때그때 대화로 표현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쌓아 놓게 되면 나중에 거칠고 공격적으로 폭발한다. 이때 배우자는 감정 폭탄을 피하려고 도망가 버린다.  

 

남편 : “당신은 예전과 달라진 점이 없어.” 

아내 : “(어리둥절하며)내가 뭘?”

남편 : “2년 전에 당신한테 당한 거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나. 이혼 안 당한 거에 감사해.”

아내: “그때는 넘어가 놓고 왜 지금 난리야. 나도 옛날 얘기 다 해봐?” 

 

셋째, 상대방의 마음을 판단하지 않는다. 

사람의 감정은 ‘옳다, 그르다’와 같은 이분법적 사고로 판단할 수 없다. 배우자의 생각이나 느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고 배려하면서 느낌과 생각을 함께 공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문제가 생기면 비난하는 말이 아닌 협력하는 말을 한다. 

가장 속상한 사람은 문제를 일으킨 본인이다. 그럴 때 배우자의 비난까지 겹치면 문제 해결에 써야 할 에너지를 배우자를 미워하는 데 쓰게 된다.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어도 비난을 들은 배우자에게는 그저 비난일 뿐이다. 

 

잘못을 비난해서 상처를 주는 대화 

아내 : “요 며칠 계속 지각하는 바람에 일에 지장이 생겼어.”

남편 : “내가 언젠가 당신 게으른 성격 때문에 일 낼 줄 알았다니까.”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는 대화

아내 : “요 며칠 계속 지각하는 바람에 일에 지장이 생겼어.” 

남편 : “피곤할 만도 해. 저녁 설거지는 내가 할게. 오늘부터 일찍 자.”

 

 

다섯째, 원하지 않는 조언은 하지 않는다. 

특히 자격지심이 있는 배우자에게는 조언을 줄여야 한다. 김숙기 원장은 “사랑에서 우러난 조언이라도 배우자가 원하지 않으면 기분이 상할 수 있다.”며 “때로는 조언하는 것보다 그냥 잘 들어주는 것이 중요할 때가 있다.”고 조언한다. 

여섯째, 하고 싶은 말이 더 없는지 물어본다. 

대화가 길어지면 “그만해.” “다 알아.”라는 말로 상대의 말을 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배우자가 쌓인 게 많거나 대화의 욕구가 큰 사람이라면 인내심을 가지고 하고 싶은 말을 들어주면 좋다. 대화할 때 “그 부분에 대해서 더 하고 싶은 말 있어?”라고 묻고 충분히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다고 느낄 때까지 묵묵히 들어준다. 

일곱째, “너만 힘드냐? 내가 더 힘들다.”와 같은 대화 패턴을 버린다. 

누구나 자신이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 주고 알아줬으면 하는 욕구가 있다. 힘든 상황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하지만 현실 속 배우자는 “아프냐? 내가 더 아프다.” “너만 힘든 줄 아냐? 내가 더 힘들다.”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면 기분이 상할 뿐 아니라 배우자와는 말이 안 통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괜찮아’, ‘소중해’가 가진 힘 

‘사랑해.’ ‘고마워.’ 이외에도 부부 사이에 특히 하면 좋은 대표적인 말로 ‘괜찮아.’와 ‘소중해.’가 있다. 김숙기 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배우자에게 ‘당신은 내게 소중한 사람이야.’라고 말할 것을 추천한다.”며 “배우자에게 소중한 존재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결혼생활의 절대적 가치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또 ‘괜찮다.’는 격려도 부부 사이를 더욱 가깝게 만든다. 불안과 걱정이 있는 배우자에게 따뜻하게 ‘괜찮다.’는 한마디만 하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김숙기 원장은 “괜찮다는 말로 사랑과 용납을 표현하면 배우자는 두려움 없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등 성장을 향해 나아갈 힘을 얻는다.”고 조언한다. 

 

김숙기 원장은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에서 부부 불화와 가족 갈등을 전문으로 상담한다. 숭실대학교 교육대학원 겸임교수이며 KBS 사랑과 전쟁, KBS 아침마당, EBS 부모 등 다양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족 갈등 솔루션을 제공했다. 마음콘서트 ‘괜찮아 괜찮아’에서 전문가 진행을 맡기도 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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