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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사는 법] 부정맥 치료 전문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김영훈 교수

기사승인 2024.04.26  15: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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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이 부족하면 심장에 과부하가 옵니다”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사진 |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제공】

한때 <무릎팍 도사>라는 TV예능 프로그램이 있었다. 무릎이 닿기도 전에 모든 걸 꿰뚫어 본다는 콘셉트로 인기를 끌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에는 환자가 자리에 앉기도 전에 걷는 습관을 꿰뚫어 보는 의사가 있다. 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지낸 김영훈 교수다. 심장을 치료하는 의사인데 신발만 보고 평소에 많이 걷는지 적게 걷는지 정확하게 알아맞힌다. 잘 안 걷는 환자에게는 편한 신발을 신고 자주 걸으라는 ‘걷기 처방’을 내리기도 한다. 

김영훈 교수 역시 편한 신발을 신고 자주 걷는다. 평지는 물론이고 계단을 걷는 것이 일상이다. 항상 계단으로만 다녀서 병원 엘리베이터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코로나가 한창 유행할 때는 31층인 집까지 계단으로 걸어서 올라갔다. 요즘에는 등산에 푹 빠졌다. 

걸어야 사는 의사, 김영훈 교수의 건강 비결을 들어 봤다.  
 

 

포기를 모르는 부정맥 명의 

아시아태평양부정맥학회 회장과 대한부정맥학회 회장 등을 지낸 김영훈 교수는 부정맥 치료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김영훈 교수가 일본, 대만 의사와 주도해 설립한 아시아태평양부정맥학회는 어느덧 학술대회를 열면 20여 개국에서 4천 명 이상의 의사가 참석하는 대규모 학회로 거듭났다. 

김영훈 교수는 “여러 나라 의사가 참여하는 학회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한자리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시각의 연구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아시아태평양부정맥학회가 국제적인 교류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 같아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김영훈 교수는 새로운 치료법을 시도해 국내 부정맥 치료 분야에 한 획을 그은 바 있다. 1998년 심방세동을 치료하는 전극도자절제술을 국내에 처음 도입해 성공시켰다. 그 후 발전을 거듭한 전극도자절제술은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를 잡았고 수많은 환자의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안정시켜왔다. 

90%에 이르는 전극도자절제술의 높은 완치율은 김영훈 교수의 강한 집념의 결과다. 20여 년 전에는 17시간 연속 시술을 한 적도 있다. 모두 혀를 내둘렀지만 실패해도 성공할 때까지 연구했다. 그게 매일 진료실에서 환자를 만나는 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김영훈 교수는 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으로 일할 때도 환자 곁에 있었다. 한 달에 두 번씩 기존 환자를 진료했고 어려운 시술도 자처했다. 

치료를 향한 열정은 60대 후반이 된 지금도 전혀 식지 않았다. 지난해 정년퇴임을 했지만 여전히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부정맥 진료와 시술을 하고 있다. 오히려 시야가 넓어졌다. 올해부터는 한 달에 2번씩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진료한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의학이 발전하려면 주변 국가가 어떤 질병으로 고생하고 어떻게 이겨나가고 있는지 아는 게 도움이 된다. 하물며 북한은 우리와 한반도를 공유하는 한민족이다. 모기는 DMZ를 모르는 것처럼 북한 역시 우리와 비슷한 질병을 가지고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김영훈 교수는 “보건의료를 매개로 북한과의 소통과 협력을 끌어내는 플랫폼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한다. 

 

심장 고치는 의사의 운동법 

1983년 의사가 된 후로 줄곧 바쁘게 살아온 김영훈 교수는 현재 크게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항상 운동을 놓지 않은 덕분이다. 특히 흔히 108배라고 부르는 절운동을 매일 200배씩 했던 적이 있다. 불자는 아니지만 운동 삼아서 했다. 매일 해야 하니까 해외 학회에 갈 때는 비행기 구석에서 할 정도로 절운동에 빠져 살았다. 

김영훈 교수는 “성철스님이 살아계실 때 자신과 만나고 싶으면 3000배를 하고 오라고 했다.”며 “진짜로 3000배를 하고 나면 아픈 곳이 낫고, 어려운 결심이 서고, 욕심을 내려놓게 되어서 100명 중에 98~99명은 성철스님을 만나러 갈 필요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설명한다. 김영훈 교수도 몇 년 동안 매일 절운동을 하면서 비슷한 효과를 봤다. 

그런데 갑자기 눈의 망막혈관에 문제가 생겼다. 2년 정도는 자꾸 혈관이 터져 고생을 했다. 절을 하게 되면 안압이 높아지니까 어쩔 수 없이 매일 하던 절운동을 그만둬야 했고 지금은 가끔씩만 하고 있다.  

절운동을 하면 무릎이 아플 것 같아서 시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오랫동안 절을 했지만 김영훈 교수의 무릎은 쌩쌩하다. 무릎에 피가 날 정도로 절을 많이 하면서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김영훈 교수는 “무릎이 방석에 닿기 전에 손을 먼저 짚으면 무릎으로 가는 부담을 훨씬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때는 일을 하면서 운동을 했다. 먼저 앉아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였다. 그리고 일할 때 툭하면 까치발을 들고, 발에는 모래주머니를 찼다.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종아리 근육은 하체의 혈액을 심장으로 보내는 일종의 펌프 역할을 해서 혈액순환을 돕는다. 종아리 근육을 기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까치발 들기와 모래주머니 차기다. 환자의 종아리를 보면 심장 건강도 어느 정도 보인다. 종아리가 건강하면 심장도 건강할 가능성이 크다. 

종아리와 더불어 환자를 볼 때 김영훈 교수가 눈여겨보는 곳이 있다. 발이다. 정확하게는 신발을 본다. 신발과 심장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신발의 비밀 

“평소에 자주 안 걸으시죠?” 

김영훈 교수의 예리한 질문에 놀라는 환자가 많다. 이런 질문을 받는 환자들은 공통점이 있다. 신발의 앞이 많이 닳아 있다. 고개를 숙이고 종종걸음을 많이 걸었다고 볼 수 있다. 많이 걷는 사람은 가슴을 펴고 걷고 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아서 신발 앞이 잘 닳지 않는다. 

김영훈 교수는 “잘 걷지 않는 환자에게는 운동화, 등산화처럼 걷기 편한 신발로 바꾸라고 권하는 편”이라며 “신발이 편해지면 걷고 싶은 마음이 쉽게 생긴다.”고 말한다. 오래 걷는 습관은 자연과 가까워지게 만드는 습관이기도 하다.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하늘이 잘 보이고 꽃, 풀, 나무가 가까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게 된다. 

김영훈 교수에게 자연은 숨 쉴 구멍이나 마찬가지다. 쉴 때는 등산을 자주 간다. 그리고 산에 오를 때마다 사계절이 있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사실에 감사한다. 같은 산이어도 계절이 바뀌면 다른 감동을 준다. 또 몸이 건강해서 가고 싶은 산을 마음껏 다닐 수 있으므로 감사하다. 이상하게 아름다운 산 가까이에만 가면 심장이 말을 안 듣는다. 

김영훈 교수는 “설악산처럼 멋진 산 근처에만 가도 좋아서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럴 때 진짜 살아있음을 느낀다.  

 

젊은 부정맥이 늘어나는 이유 

김영훈 교수의 건강한 심장과 달리 불규칙한 심장박동으로 인해 심장이 병들어가는 사람이 많다. 우리나라의 부정맥 환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젊은 층도 예외가 아니다. 

김영훈 교수는 “젊은 부정맥은 유전적인 이유와 더불어 심장에 과부하를 주는 생활 습관이 문제가 된다.”고 설명한다. 수면무호흡을 동반한 비만, 음주 습관, 밤에 잠을 푹 자지 않는 습관 등은 나이가 젊어도 심장에 큰 무리를 줄 수 있다. 특히 밤에 잠을 자지 않으면 심장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해 빨리 산화된다. 잠이 부족하면 낮에 졸려서 커피 같은 카페인 음료를 자주 마시곤 하는데 카페인은 단시간에 심장박동에 영향을 주는 성분이다. 

김영훈 교수는 “부정맥이 있다면 심장이 주인을 잘못 만나서 괜한 고생을 하지 않는지 내 생활 습관을 돌아봐야 한다.”며 “평소 심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힘든 하루를 보냈다면 심장에 손을 대고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것도 좋다.”고 추천한다. 

 

▲ 김영훈 교수는 수면 부족, 비만, 잦은 음주는 심장에 과부하를 줘서 부정맥의 원인이 될 수있다고 강조한다.

 

40년 넘게 환자에게 꼭 했던 일 

요즘은 병원에 가면 청진기로 진찰을 안 하는 의사가 많다. 심장 질환으로 병원을 찾아도 비슷하다. 검사 기기가 워낙 발달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영훈 교수는 의사가 된 후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 번도 청진을 거른 적이 없다. 

김영훈 교수는 “청진을 하면 몸의 상태를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와 서로의 체온을 나누게 된다.”고 말한다. 이런 접촉이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효과를 준다고 믿고 있다. 의사는 환자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기고, 환자는 의사를 믿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남남에서 동반자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김영훈 교수는 “치료를 잘하는 것과 동시에 환자의 아픔을 공감하며 믿음과 희망을 주는 의사가 되려고 노력해 왔다.”고 말한다. 

진료 철학도 비슷하다. 적어도 자신의 말이나 태도로 인해 환자가 기분이 상해서 돌아가는 일은 없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특히 멀리서 오는 환자는 더 살뜰히 챙긴다. 처음 봤지만 이내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환자를 볼 때면 가슴 한쪽이 따뜻해진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진료하는 의사 김영훈 교수! 떨어질 줄 모르는 높은 치료율은 환자의 가슴에 감동을 주는 김영훈 교수만의 진료 철학이 틀리지 않았음을 끊임없이 증명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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