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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성 취향 다를 때 맞춤 솔루션

기사승인 2024.04.10  10: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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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3월호 90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

“이런 사람인 줄 몰랐다.” 

수많은 기혼자가 배우자를 두고 하는 말이다. 1년을 살든, 10년을 살든, 심지어 30년 이상을 살아도 배우자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곤 한다. 

배우자에 대해 모든 걸 다 알 필요는 없지만 꼭 알아야 하는 걸 모르면 부부 관계에 틈이 벌어지게 된다. 배우자의 성 취향이 그렇다. 상대의 성 취향을 이해하지 못하면 서로 비난하거나 성관계를 거부하는 등 더 큰 문제로 번진다. 성 취향의 차이를 좁히지 못해 섹스리스 상태로 사는 부부도 많다. 

성 취향이 달라도 노력하면 충분히 맞출 수 있다. 취향이 같은 부부보다 더 짜릿한 성생활을 즐길 수도 있다. 나와는 성 취향이 전혀 다른 배우자와 행복한 성생활을 하는 노하우를 알아본다. 

 

CASE 1. 남편의 요구에 마음이 복잡해진 아내 이야기

결혼 2년 차 강은 씨(가명)는 얼마 전에 받은 충격을 아직도 곱씹고 있다. 몇 달 전, 평소처럼 자려고 옆에 누운 남편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남편은 잠자리를 할 때 야동을 틀어 놓으면 흥분이 잘된다고 했다. 그다음 말이 더 충격적이었다. 전 여자 친구는 남편의 취향을 이해하고 존중해줬는데 강은 씨는 어떠냐고 물어봤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상했다. 전 여자 친구 이야기를 꺼낸 것도 너무 실망이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싫다고 이야기하자 남편은 의외로 쿨하게 알겠다고 했다.  

남편이 야동을 즐겨보는 줄은 알고 있었다. 자신과 잠자리를 자주 하는데도 야동을 보는 게 이해가 안 되긴 했지만 그것까지 간섭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야동을 틀고 잠자리를 하자고 한 후로는 남편이 야동을 보는 게 끔찍이 싫어졌다. 잠자리를 할 때마다 남편의 요구가 떠올랐다. 

그런데 몇 주 전 남편은 또 그 말을 꺼냈다. 이번에는 당당하게 요구했다. 그 순간 강은 씨는 지금까지 참았던 분노를 모두 쏟아냈다. 한 번만 더 그 이야기를 꺼내면 이혼이라고도 했다. 남편은 지금까지 강은 씨한테 다 맞춰주고 살았는데 그거 하나도 못 맞춰 주냐며 화를 냈다. 한참을 그렇게 싸우다가 남편의 사과로 부부싸움이 끝났다. 

그날 이후 강은 씨의 마음은 더 복잡해졌다. 생각하면 할수록 성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남편이 바람을 피울까 봐 마음을 졸이며 사는 자신의 미래가 그려졌다.

 

CASE 2. 섹스리스 상태가 편한 남편 이야기

혁민 씨(가명)는 아내와의 잠자리가 너무 귀찮다. 그래서 신혼인데 요즘 너무 안 한 것 같다는 아내의 말을 모른 척 하고 있다. 아내와 잠자리를 하려면 맞춰줄 것이 많다. 아내는 분위기를 심하게 따진다. 즉흥적으로 잠자리를 해 본 적이 손에 꼽는다. 

혁민 씨는 욕구가 생기면 바로 잠자리를 하고 싶은데 그럴 때마다 아내는 성욕이 안 생긴다고 했다. 대신 둘 다 샤워를 끝낸 상태에서 잔잔한 음악을 틀고 대화도 하고 가벼운 스킨십을 한 후에 잠자리를 하는 것을 원했다. 잠자리에서만큼은 공주 대접을 받고 싶다고도 했다. 

아내는 분위기가 좋을지 몰라도 혁민 씨는 전혀 아니었다. 씻고 나서 마주 앉으면 할 말도 별로 없고 피곤해서 자고 싶다는 생각만 든 적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아내에게 성욕이 점점 줄어들었다. 이제는 이상하게 아내와의 잠자리를 생각만 해도 피곤하고 질린다.  

 

성 취향이 다르면 벌어지는 일  

결혼 생활의 갈등은 성생활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다. 성생활이 원만하지 않은 부부는 뭔지 모를 답답함을 겪으면서 살게 되고 갈등에 취약하다. 

부부의 성생활은 세상에서 가장 친밀하고 커다란 기쁨을 주는 대화라고 볼 수 있다. 성생활은 단순히 육체적 대화에 그치지 않는다. 마음과 몸이 하나가 되는 행위이며 그 과정을 통해 사랑과 행복을 느낀다. 

그런데 이 과정이 생각보다 험난한 부부가 많다. 각자의 성적 취향이 다른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은 “성적 취향이 다른 부부가 계속 자신의 취향만 고집하게 되면 내면적인 불만족을 겪게 된다.”고 설명한다.   

 

 

배우자가 직접적으로 자신의 성적 취향을 강요하지 않더라도 성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느끼면 거부감이 들 수 있다. 또 한쪽이 자신의 성적 취향대로 밀어붙이면 상대는 배우자에게 배려 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성은 배우자와 함께 소유하는 것인데 혼자 성을 차지하려는 모습에 실망하고 상처받는다.  

이렇게 성적으로 삐거덕 대면 정서적 불안이 금방 자라난다. 계속되는 불안은 의심,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낳게 되고 멀어진 부부 사이를 좁히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취향의 차이를 좁히는 ‘존중과 소통’ 

배우자의 성적 취향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없으면 즐거운 잠자리가 되기 힘들다. 잠자리를 할 때마다 둘 다 만족을 못 하거나 한쪽만 만족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김숙기 원장은 “성적 취향이 다른 것을 알았다면 차이를 인정하고 개방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아무리 부부라고 해도 사회적으로 강요받은 성 취향이나 역할, 가까운 친구의 성에 대한 태도와 행위, 성교육이나 성경험 시기, 성적 트라우마, 청소년기의 성 탐색 경험, 성장 과정에서 부모님의 성에 대한 태도 등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성을 보는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 관점의 차이를 인정하고 좁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차이를 좁히는 유일한 방법은 대화다. 부부가 허심탄회하게 자신이 생각하는 성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고 서로에게 궁금한 것을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김숙기 원장은 “부부가 하는 성에 대한 대화는 맞고 틀리고를 정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며 “배우자의 성에 대한 태도와 관점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자세로 소통해야 한다.”고 말한다.  
 

배우자와 성적 취향 다를 때…맞춤 솔루션

배우자의 성적 취향에 관심이 없거나 모르면 성적으로 만족하기 힘들다. 반면 배우자의 성적 취향이 자신과 다른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맞추려고 노력한다면 행복한 성생활은 물론이고 부부 사이도 한층 좋아질 수 있다. 

배우자와 성적 취향이 다른 사례를 몇 가지 꼽아 맞춤 솔루션을 소개한다. 

| 사례 1 | 섹스토이, 윤활제 등 보조기구를 사용하고 싶은 남편 & 보조기구가 싫은 아내라면?

보조기구가 왜 좋고 왜 싫은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눠본다. 이때 대화의 방향은 거절하거나 요구할 수밖에 없는 합리적인 이유를 찾는 게 아니라 취향을 존중해주기 위한 정보 교환이어야 한다. 서로의 생각을 들어본 후에 포기할 수 있는 부분과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을 솔직히 이야기한다. 

대화 후에는 따로 보조기구의 사용에 대한 규칙을 정하거나 선을 긋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잠자리할 때 그날의 감정과 분위기에 따라 융통성 있게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 사례 2 | 즉흥적인 잠자리를 좋아하는 남편 & 분위기, 조명 등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의 잠자리를 좋아하는 아내라면? 

남편은 아내가 마음이 열리기 전에는 몸이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 아내는 아내를 향한 애정과 성욕을 적극적으로 표현했는데도 거부를 당하는 남편의 심정을 헤아려야 한다. 남편은 아내가 즉흥적인 잠자리를 할 때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 묻고 편해질 방법을 찾아본다. 아내는 분위기를 우선시하는 자신의 모습이 오히려 분위기를 망치고 남편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도저히 포기가 안 되는 잠자리 요소가 있다면 남편에게 양해를 구해 본다.

| 사례 3 | 새로운 성행위를 시도하기 좋아하는 아내 & 익숙한 성행위가 좋은 남편이라면?

서로 원하는 성행위를 번갈아 가며 해 본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배려를 받고 사랑과 애정을 듬뿍 느끼며 잠자리를 하다 보면 새로운 행위든 익숙한 성행위든 상관없이 모두 좋아지는 순간이 올 수 있다. 
 
| 사례 4 | 성행위를 할 때 말로 소통하기를 좋아하는 아내 & 말없이 성행위에만 집중하고 싶은 남편이라면?

한창 분위기가 좋을 때 배우자에게 말하지 말라고 하거나 대화를 요구하면 성욕이 금방 식는다. 이때는 성행위를 하는 도중에 자연스럽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대화 없이 성행위에 집중하고 싶은데 배우자가 말을 건다면 키스를 하는 것이다. 성행위 중에 말로 소통을 하고 싶다면 질문보다는 감탄사나 칭찬으로 짧은 대화를 유도하고 전희나 후희 시간을 이용해 충분한 대화를 한다. 

 

김숙기 원장은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에서 부부 불화와 가족 갈등을 전문으로 상담한다. 숭실대학교 교육대학원 겸임교수이며 KBS 사랑과 전쟁, KBS 아침마당, EBS 부모 등 다양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족 갈등 솔루션을 제공했다. 마음콘서트 ‘괜찮아 괜찮아’에서 전문가 진행을 맡기도 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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