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부터 오른쪽 어깨가 아팠는데 3개월 전부터는 증상이 더 심해졌어요. 정형외과에서 X-ray와 MRI검사를 했는데 견쇄관절염이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주사치료를 받았고 조금 좋아졌다가 다시 아팠습니다. 최근에는 도수치료를 했는데 별다른 호전이 없는 것 같아요. 심지어는 승모근이 약해졌다고 해서 병원에서 알려준대로 운동도 했는데 차도가 없어요. 너무 지치네요.”
힘들고 지친 표정으로 내원했던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 사는 30대 초반의 여성 직장인 환자분의 사례입니다. 잘 낫지 않는 만성 어깨통증으로 잘 알려진 견쇄관절염에 대해 도움을 드리고자 치료와 주의사항 그리고 의심해 볼 만한 증상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견쇄관절염이란?
견봉과 쇄골이 만나는 지점을 견쇄관절이라고 하고, 여기에 외상이나 퇴행성 병변 등의 변화로 인해 관절염이 생긴 것을 견쇄관절염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어깨 관절에 생긴 관절염이기에 빠른 시일 안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증상 회복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견쇄관절염은 직접적인 외상에 의해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과사용과 습관화된 잘못된 자세 등으로 인한 어깨의 퇴행성 변화와 많은 관련이 있습니다. 3~6개월 이상의 만성적인 경과를 거치며 서서히 증상이 발전하게 됩니다. 일부에서는 류머티즘과 관련해서 발병하기도 하며, 다른 말로 견봉쇄골관절염이라고 합니다.
이 환자분은 직접적인 외상이 원인이 아닌, 근무 시 습관화된 자세로 오랫동안 일을 하고 평소 잘못된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아 이 부분이 원인으로 의심이 되었습니다.
작년까지는 취미생활로 유도나 복싱을 할 정도로 건강했지만 올해는 아파서 쉴 정도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만성적인 경과를 거치며 증상이 발전하는 경우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합니다.
견쇄관절염은 시큰하고 우리하고 뻐근한 관절염이지만, 통증의 정도가 그리 심하지는 않고 가동범위에 제한이 없어 어깨가 아프다고 하면서도 팔을 들어 올릴 수는 있습니다.
통증이 있다, 없다를 반복하며 불편한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해서 치료를 해야 하나 혹은 하지 말아야 하나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어깨에서 소리가 나요’라고 호소하는 원인 질환 중 하나로 팔을 사용하게 되면 어깨에서 딸각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어딘가에 걸리는 듯한 혹은 찝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생겨 아픈 곳을 지적하라고 하면 삼각근이나 목덜미가 아닌 정확히 견봉 부위를 가리키며, 해당 부위에 압통 반응을 보입니다. 아울러 일부에서는 관절에 부종이 발생하여 골 변형이나 탈구가 생기기도 해서 어깨뼈가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눈이나 비가 오기 전날이나 날궂이 하는 날, 한쪽 어깨로 자고 나서, 무거운 물건이나 힘쓰는 일을 하고 나서,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일하고 나서, 과음이나 과로를 하고 나서, 팔을 장시간 사용하고 나서 증상이 심해집니다.
극심한 어깨통증이나 운동 범위 제한을 동반하는 오십견이나 어깨석회성건염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어깨질환이다 보니 처음부터 치료를 하기보다는 상당한 정도로 발전하고 나서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견쇄관절염은 주로 어깨 위로 팔을 올리는 동작이 많은 운동선수나 관련 직업군, 또는 천장을 보지 않고 한쪽 어깨로 자는 사람, 과도한 무게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거나 상하차처럼 힘을 많이 쓰는 일을 할 때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환자분처럼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일하는 직장인에게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혹시 나도? 견쇄관절염 의심 증상
□ 견봉을 누르면 아프다.
□ 가동범위 제한이나 극심한 통증이 있는 것은 아닌데, 시큰하고 우리하면서 뻐근한 어깨통증이 견봉 주변에 자주 생긴다.
□ 과음을 하거나 어깨를 많이 사용하고 나면 견봉이 아프다.
□ 한쪽 어깨로 자고 나면 자주 견봉이 아프다.
※ 해당 증상들이 지속되거나 자주 반복된다면 견쇄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견쇄관절염… 예방·치료하는 생활 수칙
이 환자분은 술을 주에 2~3회 정도 마시는 편이고, 견쇄관절염 증상이 있기 전까지는 별다른 통증이 없었는데 이제는 술을 마시고 나면 견봉이 아픈 게 확실히 느껴진다고 하셨습니다. 일상생활에서의 교정도 필요해 보여 주의사항을 먼저 설명해 드렸습니다.
1. 가급적 시선을 눈높이로 하고, 내려보지 않는다.
2. 엎드리거나 누워서, 돌아누워서, 또는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하지 않는다.
3. 과음이나 과로를 피한다.
4. 아픈 어깨로 자지 않고 천장을 보고 자는 게 가장 좋다.
5. 어깨 돌리기, 가슴 펴기 등 자신만의 증상 확인법을 하지 않는다.
6. 과도한 팔 사용을 자제하고 무겁거나 힘쓰는 일을 피한다.
7. 턱을 괴지 않는다.
8.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일하는 경우 중간중간 자세를 바꾸어 주는 것이 좋다.
9. 팔굽혀 펴기, 벤치프레스 등은 해당 부위에 대한 압력 증가로 통증을 증가시킬 수 있어 치료하는 동안은 하지 않는 게 좋다.
10. 견봉을 만지거나 마사지하지 않는다.
견쇄관절염은 단독으로도 발생하지만, 어깨충돌증후군과 함께 발병하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주의사항을 설명해 드리면서, 원인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 드렸습니다. 환자분은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일하는 직업적인 특성과 운동, 음주, 수면이 결합되어 견쇄관절염을 유발시켰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일상에서의 주의사항을 잘 지키며 치료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환자분에게 진행했던 치료 방법입니다.
가급적 천장을 보고 잠을 자고, 음주를 하게 되면 견쇄관절염이 심해질 수 있기에 양과 횟수를 줄입니다. 어깨 주변의 기혈 순환을 시켜주고 아픈 어깨 주변의 통증을 케어하면서 어깨 치료를 하는 동안 과도한 운동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에 운동량을 조절하거나 한동안 쉬는 것도 좋습니다. 원기를 끌어올려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켜 주면 괴로움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환자분의 이두근건염도 함께 병행 치료를 했습니다. 무조건 주의사항을 지키기보다는 지금 앓고 있는 병과 어떤 연관성이 있으며, 증상이 어떻게 악화될 수 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해당 치료를 통해 호전되었고 치료 종료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치료 종료를 말씀드리는 날 환자분은 치료를 더 이상 받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너무 기쁘다고 하셨습니다. [글 | 견우한의원 마포 공덕점 이효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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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근 원장은 가천대 대학원 한의학 석사, 박사이며, 약사, 한약조제사다. 대한한방견주관절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견우한의원 마포 공덕점에서 진료하고 있고 <나는 등통증 없이 산다>, <나는 어깨통증 없이 산다 1, 2>, <나는 손목통증 없이 산다>, <어깨통증 스트레칭>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효근 견우한의원 마포 공덕점 원장 kunkang198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