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9월호 112p
【건강다이제스트 | 파인힐병원 김진목 병원장】
췌장암은 수술을 한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14.3%이지만, 전체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5% 이하로 예후가 매우 나쁜 암이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췌장암이 진행된 후에 발견되기 때문이다. 발견 당시 수술 절제가 가능한 경우가 20% 이내이다. 육안으로 보기에 완전히 절제되었다 하더라도 미세 전이에 의해 생존율이 낮아지고, 항암제 및 방사선 치료에 대한 반응도 낮다.
이래저래 무서운 췌장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췌장은 여러 가지 호르몬과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장기이다. 가장 중요한 작용으로 인슐린을 분비해서 혈액 내 포도당을 세포 속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고, 혈중 포도당치가 떨어지면 글루카곤을 분비시켜서 세포 내에 저장되어 있던 글리코겐으로부터 포도당을 유리시켜 핏속으로 보내준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는 탄수화물의 소화에 기여하고, 트립신은 단백질을, 리파아제는 지방의 소화를 돕는다.
췌장암으로 진단되기 전에 피로, 식욕감퇴, 소화장애, 허리 통증, 체중 감소 등의 전조 증상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췌장암의 증상은 소화기 질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복통, 식욕부진, 체중감소, 황달 등이 가장 흔한 증상이라 할 수 있다. 종양의 위치와 크기, 전이 정도에 따라 증상은 약간씩 다르게 나타나지만 복통과 체중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편이다.
또 췌두부암 환자의 대부분에서는 황달이 나타난다. 췌장의 체부와 미부에 발생하는 암은 초기에 거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감소되어 당뇨 증상도 흔히 나타난다.
특히 췌장에서 아밀라아제와 리파아제 등의 소화효소가 분비되는데, 췌장의 이상으로 이들 소화효소의 분비가 떨어지면 소화가 잘 안 되게 되므로 소화장애가 췌장암의 대표적인 신호일 수 있다.
참고로 췌장은 위의 뒤쪽, 척추의 앞에 자리하고 있으며, 우리 몸 가운데 뒤쪽에 위치해서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 간, 비장 등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아 암이 생겨도 조기 발견이 어렵다.
췌장암, 왜 생기나?
췌장암을 유발하는 원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워낙 무서운 암이다 보니 그럴 것이다.
췌장암 발생은 식생활과 연관성이 매우 높다. 췌장이 소화기관에 속하기 때문이다.
붉은 고기와 같은 동물성 지방 섭취는 췌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동물성 지방을 섭취하면 췌장은 지방 소화를 위해 쉴 틈이 없게 되고, 이는 세포 손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대창, 막창 등 포화지방이 많은 소 곱창, 돼지갈비, 떡갈비 등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지방과 당이 많은 음식은 췌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는데 에너지 드링크나 달콤한 음료, 주스 등 과당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으면 인슐린 민감성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과당 자체가 최종당화산물로 작용해 염증과 산화적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따라서 감자튀김이나 아이스크림과 같이 당과 지방이 섞여 있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포화지방이 많은 소, 돼지, 양 같은 붉은 고기는 소화하기 힘들어서 췌장이 계속 무리를 하게 만든다. 고기와 마찬가지로, 햄, 베이컨,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류 또한 췌장암을 잘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모두 붉은 고기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가공육류 자체가 발암물질 1군으로 등재되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기름에 튀긴 탄수화물인 치킨과 감자튀김도 조심해야 한다. 도넛이나 대부분의 과자와 스낵들도 기름에 튀긴 탄수화물이다. 이렇게 당이 많고 기름에 튀긴 음식들은 췌장에 계속 부담을 주고, 염증이 쉽게 생길 수 있게 한다. 췌장염이 췌장암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상기하자.
과일에 들어 있어서 과당이라 일컫고 좋은 당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액상 과당도 조심해야 한다. 인위적으로 만들어 식품에 넣는 액상과당은 액체 형태의 과당이라는 말이다. 이들 과당은 최종당화산물이라는 AGE를 만들어서 성인병도 유발하고, 혈관이나 장기에 붙어서 염증 손상을 일으킨다. 또, 과당은 활성산소를 만들어서 여러 장기에 손상을 주는데, 만성췌장염을 일으키고, 방치되면 췌장암으로 진행하게 된다.
따라서 췌장암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의심받고 있는 주범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감자튀김, 도넛, 과자, 스낵, 각종 튀김들은 탄수화물과 지방이 범벅되어 있기 때문에 췌장에 부담을 주고, 췌장염을 일으키고, 결국 췌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둘째, 붉은 고기와 같은 동물성 지방 섭취는 췌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췌장이 지방 소화를 위해 쉴 틈이 없고, 이는 세포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대창, 막창 등 포화지방이 많은 소 곱창, 돼지갈비, 떡갈비 등은 많이 먹지 않아야 한다.
셋째, 잘 씹지 않고 급하게 먹으면 침 속의 아밀라아제 분비가 적게 되고 그렇게 되면 덜 소화된 탄수화물을 소화시키기 위해 췌장에 부담을 주게 된다.
췌장암 예방에 도움 되는 식생활 습관 6가지
췌장암은 위험 요소들을 배제시키는 방법으로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식생활이 중요하다. 췌장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생활 습관은 크게 여섯 가지다.
첫째, 붉은 고기와 같은 동물성 지방, 감자튀김같이 지방과 당이 많은 음식, 에너지 드링크나 달콤한 음료, 주스 등 과당이 많이 들어 있는 음료수, 탄고기 등 췌장에 부담을 주는 음식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경우에는 채소를 많이 먹어서 섬유질로 위를 채운 다음에 먹으면 그나마 흡수를 줄일 수 있고, 포화지방이나 콜레스테롤, 당분을 섬유질에 흡착시켜서 대변으로 배출시킬 수도 있다.
둘째, 청량음료 대신에 생수나 차를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하고, 과일과 채소, 해조류, 그리고 현미밥을 주식으로 먹는 것이 좋다. 육류는 안 먹을수록 좋겠지만, 꼭 먹어야 한다면 굽거나 튀기기보다는 삶거나 쪄서 먹는 것이 좋다.
셋째,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식물영양소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췌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넷째, 과도한 폭식과 절식하는 습관은 인슐린 민감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매끼 적절한 식사와 소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다섯째, 식사할 때는 꼭꼭 씹어 삼키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그래야 췌장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여섯째, 췌장에 도움을 주는 영양제로는 항산화나 항염 작용이 있는 커큐민, 오메가3가 도움이 되며, 소화효소를 매일 섭취하면 췌장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김진목 박사는 의학박사, 신경외과 전문의로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파인힐병원 병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사)대한통합암학회 이사장, 마르퀴스후즈후 평생 공로상, 대한민국 숨은명의50에 선정되기도 했다. 주요 저서는 <통합암치료 쉽게 이해하기> <약이 필요없다> <위험한 의학 현명한 치료> 등이 있다.
김진목 파인힐병원장 kunkang198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