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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사는 법] 고관절 명의 건국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김태영 교수

기사승인 2024.09.26  10: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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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 백세는 고관절 관리가 필수입니다”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사진 | 건국대학교병원 제공】

우리는 그동안 고관절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먼저 정확히 어디에 있는 관절인지 몰랐다. 하는 일이 뭔지 몰랐다. 고관절을 보호하고 관리해야 하는 줄도 몰랐다. 그 결과 고관절이 틀어지고 있다. 고관절 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고관절 질환이 건강 백세를 위협하고 있다. 

<건강의 바로미터 고관절 혁명>의 저자 건국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김태영 교수는 고관절 건강 정보를 알리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의사다. 진료, 수술, 연구로 바쁜 와중에도 TV 건강프로그램, 유튜브에 출연해 고관절 건강법을 소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고관절 책도 썼다.

20년 넘게 수많은 환자의 고관절을 치료해 온 김태영 교수가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고관절이 멈추면 우리 몸도 멈춘다는 것이다. 건강 백세는 고관절이 좌우한다는 것이다. 모르면 안 되지만 까맣게 몰랐던 고관절의 중요성을 김태영 교수에게 들어 봤다. 
 

▲ 김태영 교수

 

온몸의 움직임 컨트롤하는 고관절 

어릴 적부터 뭔가를 만들고 조립하는 게 좋았다. 복잡해 보이는 조립 완구를 완성하면 짜릿했다. 그런 김태영 교수가 정형외과, 그중에서도 인공 고관절 치환 수술을 전문적으로 하게 된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고관절은 몸 깊숙한 곳에 있고 위험한 구조물이 많아 수술할 때는 고난도의 기술과 집중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그 위험을 감수할 만큼 보람도 크다. 고관절 수술을 하고 나면 누워서 들어왔던 환자가 일주일이면 대부분 걸어서 퇴원한다. 1년 정도 지나면 자신이 인공 고관절 치환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결과가 좋은 수술이다. 

고관절은 양쪽 골반과 양쪽 대퇴골을 연결하는 관절이다. 쉽게 말해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는 관절이며, 정확한 위치는 골반 끝에서 사타구니 쪽으로 집게손가락 길이만큼 내려간 곳에 있다. 

김태영 교수는 “수많은 관절 중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것이 고관절”이라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고관절은 안정적인 구조로 되어 있고 튼튼한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으로부터 잘 보호받고 있다.”고 말한다. 

고관절은 서고, 걷고, 앉고, 구부리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직접 관여하는 관절이다. 우리가 다른 동물과 다르게 직립보행을 하는 것도 고관절 덕분이며, 고관절의 가동 범위가 넓어서 몸이 움직이는 범위가 넓고 섬세하다. 

하지만 이러한 고관절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다른 관절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움직이는 것 자체가 힘들고 누워있어야 할 수도 있다.  

 

고관절 골절, 암보다 사망률 높아 

우리 몸의 무수한 관절은 시계의 복잡한 톱니바퀴 구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서로 물리고 물리면서 원활하게 기능한다.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는 고관절은 가장 큰 톱니바퀴이자 움직임의 원천이 되는 중심 바퀴가 된다. 시계처럼 고관절이라는 중심 바퀴가 멈추면 나머지 관절도 제 할 일을 못 한다. 

만약 골다공증으로 인해 고관절이 부러지면 다른 관절이 다 건강하다고 해도 소용없다. 고관절은 골절되면 깁스도 못 한다. 꼼짝 없이 누워서 지내야 한다. 통증이 심해 자세를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김태영 교수는 “고관절 골절로 누워있는 기간이 길어지면 폐색전증, 심근경색, 뇌경색 등과 같은 혈전과 관련된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관절 중에서도 크기가 큰 고관절은 부러질 때 출혈량이 많고 동시에 엄청난 혈전도 생기기 때문이다. 고관절이 부러지면 50%가 1년 이내에 사망한다. 

김태영 교수는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 골절 팩트시트 2023>의 발간을 주도하기도 했는데 골다공증 골절은 고령으로 갈수록 급증했다. 특히 80대 이상의 고관절 골절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김태영 교수는 “젊을 때 평생 쓸 뼈를 만들어 놓지 않으면 60대 이후에 빠르게 뼈 소실이 오는데 그때 가서 후회하면 늦는다.”며 “미리 균형 잡힌 식생활, 적당한 운동, 하루 30분 이상 햇볕 쬐기 등을 실천해 골다공증을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 인공 고관절 치환 수술 명의인 김태영 교수는 백세까지 건강하게 살려면 고관절을 최대한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관절 잡는 ‘유연한 몸 열풍’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고관절 질환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주로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이다. 특히 고관절 충돌증후군과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관절 충돌증후군은 고관절을 이루는 비구와 대퇴골두가 서로 충돌해 손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선천적으로 뼈에 이상이 있거나 몸의 유연성을 위해 정상적인 고관절 가동 범위를 넘어서는 동작을 해서 발생한다. 

고관절 충돌증후군일 때는 사타구니에 통증이 생기거나 걸을 때 뭔가 집히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 김태영 교수는 “유연해지겠다고 무리한 스트레칭 동작을 따라 해서는 안 되고, 오랫동안 쪼그려 앉아 일하거나 고관절을 많이 구부리는 운동을 하는 사람은 고관절 충돌증후군을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허벅지뼈 끝(대퇴골두)에 피가 통하지 않아서(무혈성) 죽어가는(괴사)병이다. 대퇴골의 뼈조직이 죽어 괴사되면 고관절염을 일으켜 통증이 생기고, 심하면 대퇴골두가 부러지기도 한다. 고관절을 이루는 중요 부위인 대퇴골두가 부러지면 고관절의 기능이 마비된다. 

김태영 교수는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환자의 대부분은 30~50대로 비교적 젊다.”며 “아직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잦은 음주와 스테로이드제 과복용이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고 말한다. 특별히 다친 적이 없는데 갑자기 고관절에 통증이 느껴지면서 걷는 게 불편해지면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를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걸음이 고관절을 살린다! 

어느 관절이나 오래 쓰고 많이 쓰면 수명이 짧아진다. 반면 우리의 평균 수명은 너무 길어졌다. 기능이 떨어지고 노화된 고관절을 오래 써야 한다는 결론이다.  

김태영 교수는 고관절을 강하고 유연하게 하는 방법으로 걷기를 강력 추천한다. 걷기는 특별히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김태영 교수의 건강법이기도 하다. 김태영 교수는 “대부분의 고관절 관련 질병은 연골의 탄력성이 떨어져서 생기는데 걷기를 통해 적당하게 움직이면 관절 내부가 활성화되면서 탄력성이 좋아진다.”고 조언한다.

김태영 교수는 매일 1초라도 더 걸으려고 노력한다. 저층은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닌다. 일을 할 때도 최대한 많이 걸으려고 애쓴다. 

주중에는 바빠서 억눌렀던 걷기 본능을 주말에 마음껏 발산한다. 주말에는 항상 2~3시간 동안 집 근처를 걷는다. 누워서 쉬는 것만 쉬는 게 아니다. 여유롭게 주변 환경을 보며 산책하는 것도 쉬는 거라고 생각한다. 

걸을 때는 바른 자세로 빠르고 힘차게 걸으면 좋다. 김태영 교수는 “한발을 앞으로 뻗을 때 뒤쪽 발의 엄지발가락 부분을 힘차게 내디디면 앞으로 나가는 힘이 강해진다.”고 설명한다. 

 

환자의 말에서 답을 찾는 의사  

올바른 고관절 건강법, 치료법, 운동법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김태영 교수에게는 특별한 수식어가 있다. 환자 말을 잘 들어주는 의사다. 김태영 교수는 환자의 말을 끊지 않고 듣는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잘 들어준다. 

김태영 교수는 “정확한 진단을 하려면 환자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한데 환자밖에 그것을 말해줄 사람이 없다.”며 “환자에게 생긴 문제는 환자의 말에 답이 있다.”고 말한다.

김태영 교수는 치료에 관한 설명도 열심히 한다. 특히 인공 고관절 치환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걱정은 매우 크다. 예전과 달리 요즘 나오는 세라믹 소재의 인공 고관절은 적절히 관리하면 평생 재수술이 필요 없다.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환자나 보호자는 인공관절 이야기에 거부감부터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김태영 교수는 시간이 걸려도 안심할 때까지 충분히 설명한다. 

고관절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환자는 세상의 모든 고통을 짊어진 듯한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김태영 교수를 만난다. 하지만 치료를 잘 받은 후에는 같은 사람이라고 상상이 안 될 정도로 행복해 보인다. 그럴 때마다 김태영 교수는 ‘정형외과 의사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고관절 건강법을 더 많은 사람이 알고 실천했으면 하는 생각이 커진다. 초고령화 시대를 앞둔 지금, 고관절 관리는 건강 백세로 가는 필수 여정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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