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9월호 8p
【건강다이제스트 | 비에비스나무병원 민영일 대표원장】
72세 남자가 내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얼굴이 매우 창백했고 빈혈이 있어 보였습니다.
창백한 얼굴색을 2주 전에 아내가 발견해서 집 근처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더니 헤모글로빈이 5.9gm/dL로 빈혈이 심해서 빨리 전문병원에 가 보라고 해서 오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상담을 해보니 이 분은 하루에 만 2000보를 매일 걸었는데 최근에는 숨이 좀 찬 것을 느낀다고 하였습니다. 약 10일 전에는 검은색 대변을 몇 번 본 적도 있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했습니다. 최근에 나타난 증상으로는 약간 속이 불편하고 입맛이 떨어진 것 정도라고 했습니다.
진찰을 위해 상복부를 누르자 확실한 통증이 있다고 했고, 약간 덩어리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럴 경우 위암의 가능성을 반드시 체크해 봐야 합니다.
이분은 직장에서 검진을 할 때 흰 횟가루 같은 조영제를 마시고 방사선 촬영만 5~6회 하였으며, 그것도 마지막으로 1년 전에 시행하였고, 내시경 검사를 받은 적은 없다고 했습니다.
종종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간편하다는 이유로 위 x선 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득보다 실이 더 많습니다.
이분도 내시경을 해 본 결과 위체부 전벽에 생긴 전형적인 궤양성 암이었습니다. 혈관이 터져서 여러 번 많은 출혈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이 되었습니다.
위 상부 x선 검사는 허점 많아
위 상부 x선 검사는 조영제를 마시고 이 조영제가 위 속에 고이거나 점막에 묻은 것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는 것입니다. 위내시경이 발달되기 이전에는 이 검사가 위암 검사의 전부였고, 이것으로 어떻게 조기 위암을 발견할 것인가 하는 많은 연구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 검사를 해서 조금만 이상하면 다시 조직 검사가 가능한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조기 위암 진단에는 허점이 많아서 거의 사양길에 접어든 검사법입니다.
위 검진은 조기 위암을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요즘은 조기 위암의 발견이 위내시경 검사로 용이해졌기 때문에 위암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대폭 줄어든 상태입니다. 요즘 진행된 위암이 발견되는 경우는 대부분 위내시경 검사를 소홀히 한 분들입니다. 이왕 위암 검진을 할 때는 위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민영일 대표원장은 국내 최초로 전자 내시경을 시술하고 전파한 주인공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센터장, 서울아산병원 검진센터 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비에비스나무병원에서 위장관질환, 복통, 염증성 장질환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민영일 원장 kunkang198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