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효근 견우한의원 마포 공덕점 원장 |
“3년 전부터 오른쪽 턱에서 소리가 나고 음식을 먹을 때마다 불편하고 신경이 쓰입니다. 통증도 있고 특히 술을 마시고 나면 더 심해져요.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신경을 쓰는 일이 생기면 이상하게 턱이 더 아프네요. 처음에는 턱만 아프다가 요즘 들어서 목과 어깨도 뻐근하고 결리는 느낌이에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하고 그냥 두었는데 요즘은 음식 한 번 먹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턱에서 소리가 나고 통증이 느껴져 내원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사는 40대 초반 가정주부인 환자분의 사례입니다.
턱관절장애란?
턱관절은 좌우 양측에 관절이 따로 있는, 인체에서 유일한 양측성 관절입니다. 대개 관절은 제자리에서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턱관절 운동은 아래턱이 턱관절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회전운동과 아래턱이 관절융기 위에서 앞으로 미끄러지는 활주운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턱관절은 기능 중심의 관절이다 보니 체중을 받치는 관절들과는 배열 자체가 달라 관절 조직이 치밀하지 않고 공간이 많습니다. 다른 관절처럼 운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튼튼해지는 것이 아니라 많이 움직일수록 손상받기 쉬운 특징이 있습니다.
턱관절장애는 악관절장애라고도 하며,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장애가 생겨 통증이 있으면서 소리가 나는 질환입니다.
갑자기 또는 처음부터 턱관절이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는 별로 없다 보니 환자 스스로도 턱관절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러다 보니 초기에 턱관절 치료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턱관절장애는 관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제 위치를 벗어나거나, 턱관절에 염증이 생기거나, 턱관절을 움직이는 저작근이 뭉쳐서 발생합니다.
초기에는 큰 불편함 없이 ‘딱, 뚝, 으드득’하는 소리 정도만 짧게 나는 경우가 많으나, 턱관절 증상이 오래되거나심해지면 턱관절이 신경과 혈관을 건드려 통증이 생기고, 목통증과 어깨통증, 불면증, 두통, 편두통, 집중력이나 기억력 장애, 눈 충혈이나 눈 피로, 안면 감각 이상, 하
품, 소화불량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입을 열고 닫을 때 턱관절 디스크나 연골이 마찰로 손상되면서 ‘사각사각’ 하는 소리가 나거나, Z자 형태로 움직이거나, 입이 잘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성인의 경우 검지, 중지, 약지 손가락을 구부린 뒤 입으로 넣을 때 들어가는 것이 정상이지만 턱관절장애가 있을 때는 턱을 조금 벌려도 소리가 나는데 이 경우가 턱관절 장애 초기에 해당하고, 크게 벌렸을 때 소리가 나면 후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턱관절장애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잘못된 습관, 심리적요인(스트레스, 신경과민, 불안, 우울 등), 부정교합으로 인한 교합 부조화, 상해와 같은 안면외상, 류머티즘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이 있습니다.
턱관절에 무리를 주는 잘못된 습관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오징어나 육포처럼 단단하고 질긴 음식을 자주 먹거나, 이를 갈면서 자거나, 자주 이를 꽉 깨물거나, 음식을 먹을 때 한쪽으로 주로 씹는 편측 저작을 하거나, 턱을 괴거나, 돌아누워서 혹은 엎드려서 자거나, 하품 등을 하
면서 입을 너무 크게 벌리는 행위 등이 발병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턱관절장애로 고생하는 분이라면 이러한 습관을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딱딱한 음식을 먹을 때 혹은 부피가 큰 음식을 먹을 때, 심한 경우에는 음식을 먹기 위해 입을 벌리거나 씹을 때 턱관절이 아프거나 소리가 난다면 턱관절장애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턱관절장애는 제때에 치료하지 않으면 턱관절뿐만 아니라 주변 근육이나 뼈에 구조적 변형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치료를 할 때는 턱관절뿐만 아니라 턱 주변의 목과 어깨를 모두 살피는 치료가 병행되어야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아래턱은 목이나 어깨 주변 근육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래턱 구조에 이상이 생기면 머리 중심이 흐트러지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목과 어깨 주변의 근육들이 더 긴장하게 됩니다. 이는 목과 어깨 주변의 만성적인 뭉침이나 결림, 통증으로 나타나기 쉽습니다.
경추에 문제가 생겨도 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턱관절은 경추 1, 2번에 운동의 중심을 의존하므로 경추에 문제가 생기면 턱관절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경추와 턱관절은 매우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턱관절을 치료할 때는 경추에도 문제가 없는지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나도? 턱관절장애 의심 증상
□ 입을 벌릴 때 턱관절 주변에서 ‘딱딱’ 하는 소리가 들린다.
□ 입을 벌리기가 점점 힘들다.
□ 입을 벌렸을 때 검지, 중지, 약지를 합한 길이만큼 벌어지지 않는다.
□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입이 지그재그로 움직인다.
※이상의 증상들이 지속된다면 턱관절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턱관절장애… 예방·치료하는 생활 수칙
1. 엎드리거나 누워서, 돌아누워서, 또는 화장실에서 휴대폰이나 책을 보지 않는다.
2. 턱관절 소리나 통증을 유발하는(입 크게 벌리기) 확인 동작을 하지 않는다.
3. 술을 마시지 않는다.
4. 아픈 곳을 누르거나 마사지하지 않는다.
5. 부피가 크거나 딱딱한 음식(육포, 오징어 등)을 피한다.
위의 환자분께 진행했던 치료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턱, 목, 어깨 주변 근육을 풀어주면서 기혈 순환을 도와주었습니다. 시선을 가급적 눈높이로 하는 바른 자세를 취하며, 주의사항을 잘 따라하고, 원기를 끌어올려 치료와 재발을 방지하며 자세교정, 행동교정 등의 치료를 병행하여 진행하였습니다.
필자의 경우 턱관절장애에만 집중하여 턱만을 치료하지 않고, 자세교정과 행동교정, 생활교정 및 목과 어깨결림 치료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치료 후 환자분이 턱관절 통증이 사라져 날아갈 것 같이 행복하다는 말씀을 해주셨을 때의 기분을 잊지 못합니다. 환자분의 병뿐만 아니라 좋지 않았던 생활습관도 바꾸어 드릴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글 | 견우한의원 마포 공덕점 이효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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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근 원장은 가천대 대학원 한의학 석사, 박사이며, 약사, 한약조제사다. 대한한방견주관절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견우한의원 마포 공덕점에서 진료하고 있고 <나는 등통증 없이 산다>, <나는 어깨통증 없이 산다 1, 2>, <나는 손목통증 없이 산다>, <어깨통증 스트레칭>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효근 견우한의원 마포 공덕점 원장 kunkang198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