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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의 치아시크릿] 치과의사도 못 고치는 치주병 ‘어떡해?’

기사승인 2024.08.20  1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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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8월호 60p

【건강다이제스트 | 예방치과 전문가 김광수 원장】

치아를 잃게 하는 양대 구강병은 충치와 치주병이다. 충치는 치아의 병이고 치주병은 잇몸병이다. 치관이 망가지면 충치이고, 치근이 망가지면 치주병이다. 충치는 어려서나 젊어서 생기지만 치주병은 40대, 50대 이후에 주로 문제가 된다. 충치는 그나마 빨리 발견하면 치아 상실을 막을 수도 있지만 치주병은 거의 대부분 치아를 빼야 한다. 

치과의사도 고칠 수 없을 만큼 악명이 높은 치주병! 어떤 대책이 있을까? 
 

 

의사가 고칠 수 없는 병도 많다. 이를테면 고혈압도 그렇다.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현미채식을 하면 좋아지기도 하지만 의사가 고쳐 주는 것은 아니다. 

당뇨병은 더하다. 당뇨병도 약으로 혈당을 낮출 뿐이다. 임시방편이다. 

그런데 치과에도 치과의사가 고칠 수 없는 병이 있으니 바로 치주병이다. 잇몸병이라고 한다. 
잇몸이 무엇인가? 치아의 뿌리를 붙잡고 있는 잇몸뼈를 말한다. 즉 치조골과 이를 덮고 있는 치아에 병이 생긴 것이다. 

잇몸뼈는 잇몸으로 덮여 있어서 보이지 않지만, 매우 미세하고 정교하다. 그래서 혈액 공급이 잘 안 된다. 한 번 파괴되면 절대로 재생되지 않는다. ‘절대로’라는 말은 가능한 한 쓰지 말라고 하지만 여기서는 절대로다. 

치아를 붙잡고 있는 뼈인 잇몸뼈는 다른 말로 ‘치아가 박혀 있는 뼈’이다. 그러므로 잇몸뼈를 치조골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잇몸뼈가 한 번 파괴되면 치아는 매우 약해진다. 잇몸뼈가 50% 정도 소실되면 씹을 때마다 아프다. 더 심해지면 잇몸에 고름이 생기고, 피도 많이 나고, 그러다가 치아가 흔들리면서 치아를 잃게 된다. 

치아의 처지에서 보면 이것은 치아의 죽음이다. 치아를 살리는 곳이 치과인데, 치아의 죽음이라면 더 이상 치아의 미래는 없는 것이다. 

치주병은 이런 것이다. 흔히 풍치라고도 하고, 잇몸병이라고도 한다. 같은 말이다. 학문 용어로는 치은염이 진행하여 ⇨ 치주염이 되고 ⇨ 치조골이 소실되고 ⇨ 치주맹낭(pocket)이 깊어져서 ⇨ 발치를 하게 된다. 

초기에 잇몸에만 염증이 있는 상태를 치은(잇몸)염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더 진행되면 치조골을 녹이기 시작하여 치주병이 심해지는 것이다. 

치주병은 매우 무서운 병이다. 곧바로 치아의 상실 즉 치아의 죽음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치주병이 40~50%까지 진행되어도, 즉 치조골이 40~50%까지 파괴·소실되어도 증상이 없다. 

환자 본인은 전혀 모른 채 ‘내 치아는 튼튼하다.’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가 40~50대가 되면 어느 날부터 음식을 씹다가 갑자기 아프기 시작하고, 1~2년 사이에 그런 치아가 한두 개씩 늘어나고 그러다가 여러 개의 치아가 흔들려서 발치를 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치조골의 소실은 전체방사선 사진(파노라마panorama라고 한다)을 찍어보면 눈으로 볼 수 있다. 사진을 찍어 보여주면 자신의 치조골 소실 상태를 보고 사람들은 많이 놀란다. 

 

무력한 치과의사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에 대해서 치과의사는 너무도 무력하다. 치과에서는 해줄 것이 별로 없다. 치과에서 없는 세포를 살려낼 수가 없다. 치조골은 너무도 예민해서 전혀 재생이 안 된다. 그냥 “쓰시는 데까지 쓰시다가 자꾸 아프면 뽑아야지요.”라는 말밖에는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치주병 치료법은 전혀 없을까? 치주학 교과서에는 관련 정보가 천 페이지가 넘는다. 당연히 여러 가지 치료법과 수술법이 나와 있다. 또 치주과 전문의도 있다. 

그러나 치주 치료란 대부분 상태를 개선시킬 뿐이고, 없는 치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는 아니다. 쉽게 말해 더 망가지지 않게만 해 준다는 것인데, 최고로 수술을 잘해도 세월이 가면서 더 망가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또한 치주 수술 후에는 ‘철저한 구강 위생’이 필요한데, 개인이 집에서 하기 힘들다. 치주 관리가 잘 안 되어 치주병이 심해진 사람이 수술 후에 과연 얼마나 치주 관리를 잘할지 보장할 수 없다. 치주병도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일종의 ‘생활습관병’인데 생활습관은 원래 그리 쉽게 고쳐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치주가 나빠서 씹지 못하고, 치아가 흔들리고 그런 환자들이 오면 치과에서는 별로 해 드릴 것이 없다. 불성실한 의사라고 할지 몰라도 안 될 일을 애써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하면서 고가의 치료비를 받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도 열심히 하는 데까지 치료해 주면 고마워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지금껏 안 된다는 이야기만 계속 늘어놓았으니 답답할지도 모르겠다. 정말로 방법이 없는가? 
방법이 있다면 ‘예방’ 밖에는 없다. 그러면 성질 급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 무서운 치주병을 예방할 수 있는가?” 하고 바로 물을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자면… 또다시 도돌이표다. 

 

또다시, 올바른 잇솔질!

충치 예방의 대표적 예방법은 올바른 칫솔질이다. 즉 회전법 잇솔질이다. 치주병 예방의 유일한 방법도 마찬가지다. 올바른 잇솔질, 즉, 회전법 잇솔질이다. 그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회전법 잇솔질은 치아를 파괴하는 두 마리의 주범인 충치와 풍치를 한꺼번에 잡는 유일한 방법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충치 예방은 치아 표면의 세균을 닦아내는 것이고, 치주병의 예방은 잇몸, 특히 치아와 잇몸 사이의 경계부(어려운 말로, 치은열구(gingival sulcus)라고 한다.)의 세균을 닦아내는 일이다. 

여기의 세균을 닦아내는 데도 역시 회전법이 유용하다. 그리고 잇몸 전체의 혈액순환과 잇몸 표면의 세균을 닦아내기 위해서는 칫솔로 잇몸을 계속 쓸어내려서 마사지 효과와 혈액순환 효과를 주어야 한다. 그러므로 회전법은 이 두 가지 목적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다. 

 

▲ 충치와 치주병 예방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회전법 잇솔질 요령

 

치과에서 그토록 칫솔질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밖에 운동이나 영양, 기타 다른 처치가 없다. 

이것은 무슨 이상한 치약을 쓴다고 해서 해결될 일도 아니고, 인사돌이나 이가탄 먹는다고 해서 해결될 일도 아니다.

기타 당분 섭취 제한, 불소의 이용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이들은 부차적인 방법이다. 올바른 잇솔질을 하지 않고, 당분 섭취 제한과 불소를 이용한다고 해도 안 된다. 잇솔질을 하지 않고는 두 질환의 주범인 세균들이 제거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불소 같은 것은 일종의 보조수단이다. 

오로지 올바른 구강 위생, 올바른 잇솔질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이렇게 생활습관을 고쳐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치주병은 힘든 병이다. 

다시 한 번 더 올바른 잇솔질에 대해서 소개하니 참고하자. 그림으로 명쾌하지 않으면 올바른 잇솔질을 치과에서 배우거나 유튜브나 인터넷으로 배워서 저녁마다 닦자. 6개월 이상 연습해서 매일매일 실천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예방에는 왕도가 없다. 치주병, 잇몸병은 치료가 불가능하고 예방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걸 꼭 기억하자. 

 

김광수 원장은 예방치과 전문가로 수십 년 동안 활동한 치과의사다. 지금은 30년간 해온 개인병원을 은퇴하고 2022년부터는 건강검진 치과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임플란트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펴낸 바 있다.

김광수 원장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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