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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경의 마음처방전] 스트레스 내려놓고 행복 처방전 셋!

기사승인 2024.02.21  1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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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2월호 148p

【건강다이제스트 | 이후경(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경영학 박사, LPJ마음건강의원 대표원장】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최근 한국에서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다. 드라마는 가정·직장·사회에서 겪는 갈등과 문제를 다루고, 강박증·공황장애·우울증 등 마음의 병을 다룬다. 각박한 현실에서 거절되고 배제되고 소외된 우리에게 훈훈함을 안겨 준다. 

우울함이 심할 때 두려운 건 아침이고, 행복할 때 기다려지는 건 아침이다. 우울증으로 정신병동에 입원한 간호사 정다은(박보영 분)은 치료를 통해 “아침이 오는 게 즐거워진다.”고 말한다.
즐거워야 할 2024년 새해! 애석하게도 한국의 자화상은 정신병동과 같다. 희망과 기대보다는 절망과 걱정이 앞선다.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최고이고, 행복지수는 최하다. 나라 밖은 전쟁으로 불안하고, 나라 안은 정쟁으로 혼란하다. 저성장으로 취업이 어렵고, 고금리로 민생이 힘들다. 올해도 엄청난 스트레스가 예상된다.

 

 

좋은 스트레스는 당장 힘들어도 적절히 대처하여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성취욕을 자극하고 활력소로 작용한다. 나쁜 스트레스는 대처와 적응에 실패하여 부정적으로 평가된다. 정신질환과 신체질환을 일으킨다. 

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신체질환이 오면 정신질환이 동반되고, 정신건강이 나빠지면 신체건강도 나빠진다. 

만성피로라는 게 있다. 피로는 몸과 마음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다. 100조 개의 세포가 충분히 에너지 생산을 못 하는 상태다.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피로로 나뉜다. 신체적 피로는 감기나 몸살로 나타나고, 정신적 피로는 신경과민이나 무력감으로 나타난다. 

만성피로는 만성질환으로 발전한다. <동의보감>에 이런 말이 있다. “몸(病)을 치료하기 전에 마음을 치료하고, 마음을 치료하기 전에 사람을 치료하라.”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을 모두 망가뜨린다. 현대인은 스트레스와 더불어 살아간다. 그런데 우리는 보통 스트레스 원인과 스트레스 반응을 혼동하여 사용한다. 스트레스 원인은 신체적 과로와 정신적 피로, 환경적 위험이다. 인간 안과 밖의 모든 것이 스트레스 원인이다. 

최근 감정노동이 이슈다. 많은 직장인이 고객의 감정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있다. 자신의 감정과 다른 감정을 요구받고 있다. 감정의 억압과 부조화는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스트레스 반응은 몸과 마음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모든 유기체는 스트레스 원인이 무엇이든지 동일한 스트레스 반응을 보인다. 반응은 경고기, 저항기, 소진기로 구분된다. 경고기는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이 작동하고, 몸에서는 신경계와 호르몬이 작동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한다. 저항기는 보통 수 시간에서 수십 년 동안 유지된다. 경고기와 저항기에 나타나는 증상은 일반 건강검진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스트레스가 지속하면 소진기로 넘어간다. 소진기 때는 몸의 면역체계가 무너지고, 취약한 부위에 병이 오게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현대인의 일상이다. 우리가 자주 부딪히는 스트레스는 과연 무엇일까? 

한 마디로 관계, 변화, 선택의 스트레스다. 우리는 무수한 관계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부부, 가족, 직장, 교회 등 모든 관계는 항상 갈등을 동반한다. 

현대인은 변화를 요구받는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바뀐다. 신세대와 기성세대는 생각이 다르다. 세대 갈등이 있다. 변화는 항상 혼란을 동반한다. 

선택의 문제도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우리는 매일 150가지 선택을 하고, 5번 정도 올바른 판단을 한다. 선택은 항상 함정을 동반한다. 삶은 매 순간 선택과 판단과 결정의 연속이고,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 

현대인의 모든 스트레스는 노이로제에서 온다. 성공전문가 트레이시는 노이로제를 부정감정이라고 정의한다. 스트레스의 원인도 간단히 ①목표와 의미 상실 ②부정감정 ③미완성 행위로 정의한다. 

우리는 몸 고생보다 마음고생이 앞서는 시대를 살고 있다. 부정감정은 최고의 스트레스 원인이다. 우리 몸에서 정신독으로 작용한다. 정신독(Mental Toxin)은 가장 심각한 독이다. 알려진 부정감정만 무려 60여 개가 된다. 대표적인 것은 거절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스트레스와 상처는 다르다. 스트레스는 진행 중인 부정감정이고, 상처는 굳어진 부정감정이다. 이성적인 사람은 스트레스를 거부하고 제거하려 한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이성적으로 통제하여 해결한다. 스트레스는 상처가 되지 않는다. 사실만 기억하고, 감정은 사라진다. 

반면 감성적인 사람은 스트레스를 수용하고, 이해하려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감성적으로 이해하여 치료하려 한다. 스트레스는 상처로 바뀐다. 사실과 감정을 함께 기억한다. 

스트레스와 상처는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다. 스트레스는 극복하면 힘든 만큼 성장하고, 상처는 승화하면 아픈 만큼 성숙한다.

 

스트레스 정복하는 탁월한 처방 3가지

첫째, 평가하자. 우선, 스트레스에 대한 인식이다. 스트레스 반응을 자세히 평가하는 것이다. 몸과 마음 중 어디에 주된 영향을 받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잠깐 지나는 것인지, 오래 지속하는 것인지도 알아야 한다. 그런 다음, 스트레스의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가능한 없앨 수 있는 것은 없애야 한다. 동시에 할 수 있는 모든 치료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상처가 된다면 상처 치료를 해야 한다.

 

 

둘째, 관리하자. 과거에는 자기계발이 있었다. 일깨우고 계발할 게 많던 시절이었다. 언젠가부터 자기관리란 말이 떠돌았다. 스스로 책임진다는 것이 상식화된 것이다. 이제는 스트레스 관리가 대세다. 최근 기업의 화두는 건강경영이다. 현대인은 인생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낸다. 직장에서 가장 필요한 건강관리가 스트레스 관리다. 스트레스는 개인의 잠재 능력을 제한한다. 직장인의 성과와 이직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는 관리 여부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셋째, 내려놓자. ‘방하착(放下着)’이라는 말이 있다. 집착에서 벗어나라는 의미다. 집착은 세상일이 내 뜻대로, 내 욕심대로 되기를 바라는 것에서 온다. 집착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방법을 묻지 않고 그냥 내려놓는 것이다. 과거에는 “욕심을 버려라.”는 말이 유행했다. 욕심이 많았던 시절을 반영한 것이다. 언젠가부터 “마음을 비우라.”는 말로 바뀌었다. 비울 것이 욕심 외에도 분노·적대감·경쟁심 등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내려놓으라.”는 말이 대세다. 행위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과도한 짐을 내려놓을 때 여유와 평안이 찾아온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 한다. 자연의 순리대로 살자. 새해에도 행복하세요!

 

이후경 박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경영학 박사, LPJ마음건강의원 대표원장,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동안 경제주간지 『중앙 이코노미스트』 칼럼리스트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사례로 풀어본 한국인의 정신건강>, <아프다 너무 아프다>, <임상집단정신치료>, <와이 앰 아이>, <힐링 스트레스>, <관계 방정식>, <변화의 신>, <선택의 함정> 등 1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 

이후경 박사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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