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10월호 24p
【건강다이제스트 | 김영성 교수】
30,000개!
현재까지 알려진 질병의 숫자입니다. 현대 사회에는 무수히 많은 질병이 존재합니다. 이 중 통계청에서 고시한 10대 성인질환은 암,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간 질환, 당뇨병, 위궤양 및 십이지장궤양, 갑상샘의 장애, 결핵, 신장 기능의 상실, 담낭염입니다.
현대인은 이들 질환뿐 아니라 비만, 치매, 아토피, 비염, 천식 등 수많은 만성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다양한 질환이 운동 부족, 식습관, 고혈압 등과 같은 단순 요인에 기인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학계와 의료계에서 발표한 많은 논문과 연구결과에 의하면 모든 질환의 핵심 원인에 당독소가 존재한다고 밝혀지고 있습니다.
당독소는 암, 당뇨병, 간 질환, 알츠하이머병, 심근경색, 백내장 등과 같은 직접적 질환은 아니지만, 다양한 성인 질환 및 만성 질환의 근본 원인으로 만병의 시작(始作)이자 뿌리(根)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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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독소가 위험한 이유
당독소(AGE : 최종당화산물)는 한마디로 말해 당에 기인한 독소입니다.
과다하게 섭취해서 사용하지 못하고 남은 혈액 속 과잉 당이 체내의 단백질, 지방에 들러붙어 우리 몸을 망치는 주범으로 작용하는 독성물질입니다.
이러한 당독소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큽니다. 온몸 구석구석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다양한 조직과 기관은 매우 정밀한 유기적 메커니즘(mechanism)으로 작동하면서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독소는 우리 몸의 정상적인 기능을 망가뜨리는 주범이며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당독소 자체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당독소가 단백질의 기능을 저하시켜 직접적인 손상을 초래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당독소가 각종 세포에 침투, 결합하여 각 세포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고 세포의 염증 반응을 촉발하기 때문입니다.
시계에 비유한다면 당독소가 시계 부품 사이에 찌꺼기로 껴서 정상적인 작동을 방해하거나 각종 부품에 침투하여 형태를 변형시키거나 고장을 유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계는 약 200개 이상의 부품이 상호 유기적으로 작동하는데, 아주 작은 부품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정상적인 작동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계 내부를 철저히 세척하거나 심할 경우 완전 분해해서 문제 있는 부품은 교체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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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독소의 악영향 2가지
당독소는 인체 전반에 걸쳐 나쁜 영향을 주지만 우리의 삶을 서서히 침식시키는 대표적인 악영향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노화(老化)와 치매(癡)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포 손상과 노화의 원인으로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酸化)에만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 결과 당독소가 활성산소보다 더 강력한 노화의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당독소는 세포 내 중요한 단백질의 구조를 변형시키고 활성산소를 방어하는 체내 항산화 기능을 약화시킵니다.
또한, 세포 내 효소 활동을 방해해서 세포복원력이 저하되어 노화가 빨라집니다. 뇌세포에 당독소가 쌓이게 되면 뇌의 신경세포 기능이 떨어져 인지 기능(기억력, 판단력, 언어 능력 등)이 약화되는 치매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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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독소 Glycotoxin : 당독소는 활성산소보다 더 강력한 노화의 주범으로 밝혀지고 있다. |
둘째, 당뇨병(糖尿病)과 당뇨합병증(糖尿合倂症)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은 간단히 말해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제대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혈당이 계속 올라가는 병으로 당뇨합병증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는 정상인보다 혈당이 만성적으로 높아 당독소가 계속 쌓일 수밖에 없고 축적된 당독소는 각종 당뇨합병증의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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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합병증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혈관(血管)에 관련된 합병증으로 협심증, 심근경색, 뇌경색, 당뇨병성망막병증, 당뇨병성신증(콩팥) 등이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신경(神經)에 관련된 합병증으로 손발과 같은 말초 부위 신경을 손상시켜 저리고 따끔거리는 느낌 등 감각 이상이 나타나거나 자율신경에 합병증이 생겨 어지럼증, 발한장애, 소화장애, 배뇨장애, 성기능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당독소가 야기하는 질환은 무수히 많으며, 당독소가 다양한 질환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를 알면 두렵기까지 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을 원한다면 당독소에 대한 인식(認識)의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암이 위험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고 교통사고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당독소가 우리 몸에 미치는 나쁜 점을 정확히 인식한 후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통해 당독소의 생성(生成)과 축적(蓄積)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도 너무나 중요한 일입니다.
오늘 내가 먹는 한 끼의 식사와 식사 후의 간단한 산책이 건강관리의 알파(A)이자 오메가(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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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영성 교수(식품공학 박사)는 식약처 식품영양전문가 위원, 대한위생학회 부회장, 한국식품영양학회 부회장, 신한대학교 바이오생태보건대 학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신한대학교 바이오 R&D 사업단장 및 식품영양학과 정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대통령상 표창, 교육부장관상 표창, 한국식품영양학회 발전 공로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건강과 식품에 대한 정보를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KBS, MBC, SBS, YTN 등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동 중입니다.
김영성 교수(식품공학 박사) kunkang198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