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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부부 등 돌리게 하는 성격 차이 좁히는 노하우

기사승인 2023.05.26  10: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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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5월호 112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굿상담클리닉 나현정 소장】

드라마 속 사랑의 힘은 위대해 보인다. 주인공 부부는 철천지원수같이 싸워도 결말은 주로 해피엔딩이다. 시청자 역시 결말이 뻔하고 진부하다고 투덜거리면서 주인공 커플이 그 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현실은 드라마와 거리가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이혼 건수가 9만 3천여 건이다. 작년 한 해만 해도 18만여 명이 행복해지려고 이혼이라는 어려운 선택을 했다. 

이혼을 결정한 대다수는 결정적인 이유로 ‘성격 차이’를 꼽는다. 이는 성격 차이는 쉽게 좁힐 수 없는 영역임을 뜻함과 동시에 성격 차이를 극복하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결말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많은 부부를 등 돌리게 하는 성격 차이! 부부의 성격 차이를 좁히는 노하우를 자세히 알아본다.      

 

 

CASE 1. 집돌이 남편 때문에 폭발한 아내 이야기

경주 씨(가명)의 남편은 쉴 때 집 밖에 나가면 큰일이 나는 사람이다. 남편은 일하는 시간 빼면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낸다. 외식이라도 한 번 하려면 사정사정해야 한다. 식당에 가서도 음식을 먹는 내내 뚱한 표정을 짓다가 다 먹기도 전에 나가자고 재촉한다. 

이런 남편이 제 발로 밖으로 나갈 때가 있다. 시어머니가 호출할 때다. 시어머니가 부르면 마트, 예식장, 친척 집, 시장 등 어디든 따라간다. 그럴 때마다 서운하고 배신감까지 들었지만 자식 노릇을 말릴 수는 없었다. 

그러다 최근에 일이 터졌다. 아이가 아파서 입원하던 날이었다. 집에 있는 남편에게 필요한 물건을 챙겨서 병원으로 오라고 전화했다. 남편은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며 아이가 잘 때 집에 와서 물건을 챙겨 가라고 했다. 병원에서 집까지는 고작 차로 10분 거리였다.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병원 복도에서 이혼하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 다음 전화를 끊어버렸다. 아픈 아이만 아니면 당장 이혼 서류를 들고 남편의 도장을 받으러 가고 싶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지만 남편은 결국 병원에 오지 않았다. 

 

CASE 2. 충동적인 아내 때문에 이혼 충동을 느끼는 남편 이야기

태성 씨(가명)는 무심코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태성 씨가 집을 비운 사이 아내가 마트를 다녀온 모양이었다. 딱 봐도 가족이 먹기에는 너무 많은 양의 음식이 가득 차 있었다. 
아내에게 먹을 만큼만 장을 보라고 20년 가까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했지만 고쳐지지 않았다. 아니 고칠 생각 자체가 없었다. 음식만이 아니었다. 집에 안 입는 옷이 넘쳐나고, 안 쓰는 생필품도 베란다에 가득 쌓여 있다. 충동적으로 계약을 해서 사기도 여러 번 당했다. 계획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아내의 모습에 진절머리가 났다. 

계획대로 행동해야 직성이 풀리는 태성 씨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아내와 결혼한 것을 후회한다. 오늘도 한 번 더 둘째 아이가 성인이 되면 바로 이혼해야겠다고 다짐한다. 

 

나와 성격이 상극인 배우자

배우자와 성격 차이가 심해서 같이 살기 힘들다는 사람이 많다. 성격 차이 때문에 이혼했다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부부로 살기에는 상극인 성격이 있다. 이런 경우는 서로 맞는 구석이 하나도 없다고 느낀다. 굿상담클리닉 나현정 소장은 대표적인 부부 성격 상극 조합으로 4가지를 꼽는다. 

첫째, 이성적인 사람과 감성적인 사람이다. 

이성적인 사람은 상황에 대처하거나 사람을 대할 때 자신의 감정을 잘 억누른다.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지금 감정보다는 정보와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결론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감정적인 사람은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공감받기 좋아한다. 상대와의 관계를 중시하고 관계가 틀어지는 상황을 두려워한다. 

 

 

부부 갈등이 생겼을 때 반응  

이성형 배우자 | “당신은 왜 이렇게 사사건건 예민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을지 현실적인 방법을 생각해보자.” 

감성형 배우자 | “매번 사람 감정을 무시하는 모습이 너무 싫어. 속상한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서 너무 외로워!” 

 

둘째, 외향적인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이다. 

외향적인 사람은 밖으로 나가 사람과 어울리고 대화를 나눠야 삶이 풍족하다고 여긴다.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에너지를 쌓는다. 부부끼리만, 가족끼리만 있기를 바란다. 

 

부부 갈등이 생겼을 때 반응  

외향적인 배우자 | “당신은 속을 알 수 없어서 답답해. 불만이 있으면 대화로 해결하자.”

내향적인 배우자 | “그동안 내가 얼마나 참았는지 알아? 그런 말을 어떻게 쉽게 해?”

 

셋째, 쫓아가는 사람과 도망가는 사람이다. 

쫓아가는 사람은 상대와의 성격 차이, 사소한 습관 차이를 여유롭게 바라보지 못하고 더 좋은 방향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성격이다. 도망가는 사람은 흔히 말하는 회피형이다. 독립적인 생활 방식이 편하고 몸에 익어서 부부, 가정 공동체 일에는 한발을 빼는 듯 행동해 쫓아가는 사람의 애를 태운다. 

 

부부 갈등이 생겼을 때 반응  

쫓아가는 배우자 | “우리가 남이야? 나는 이렇게 우리 가족을 위해 노력하는데 당신은 왜 이렇게 무책임해?” 

도망가는 배우자 | “죽을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사람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야? 나를 제발 내버려 둬!” 

 

넷째, 즉흥적인 사람과 계획적인 사람이다. 

즉흥적인 사람은 신속하고 유동적으로 결정한다. 흥미롭고 새로운 일을 좋아하며 때론 섣부른 행동으로 난처한 상황이 될 때도 있다. 계획적인 사람은 어떤 체계 안에서 안정되게 생활해야 편안함과 능률을 느낀다. 반복되는 일상과 질서정연한 삶의 방식을 선호한다. 

 

부부 갈등이 생겼을 때 반응  

즉흥적인 배우자 | “당신은 당신 말만 맞지? 나도 다 생각이 있다고!” 

계획적인 배우자 | “사고는 당신이 치고 수습은 다 내가 하잖아. 언제까지 이렇게 대책 없이 살 거야?” 

 

나현정 소장은 “성격이 상극이 아니더라도 욕구와 소통 방식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여 갈등이 생기는 일도 흔하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면 남편은 아내에게 가치나 노력에 대해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크고, 아내는 관심과 보호를 받고 싶어 한다. 아내는 과거와 현재 중심의 정서적이고 공감적인 소통을 중시하는 편이고, 남편은 현재와 미래의 사실적이고 이성적 소통에 익숙한 경우가 많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성격이 상극이라고 해도 모두 이혼하거나 심각한 갈등을 겪는 것은 아니다. 성격이 달라도 부부 애착이 잘 형성되어 있고, 갈등을 배려로 해결한 경험이 쌓이면 행복하게 잘만 산다. 

부부는 갈등이 생겼을 때 ‘이기는 방식’이 아닌 ‘행복하고 싶은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이기는 방식은 두 대의 차가 좁은 골목길에 마주 선 충돌 직전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행복하고 싶은 방식은 상대를 올려주기 위해 내가 내려가기도 하는 일명 널뛰기 마인드다. 부부가 이기는 방식만 고집한다면 이혼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 

한편 결혼을 결심한 이유와 이혼을 결심한 이유가 같은 사람이 많다. 결혼할 때는 나와 다른 점에 끌렸다가 결혼하고 나서는 나와 다른 점 때문에 싸운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자신과 같게 만들려고 하다 보니 감정이 상한다. 

나현정 소장은 “배우자와 오래도록 친밀감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부부 사이에는 일정한 거리가 존재함을 두 사람 다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배우자가 나와 너무 달라서 힘들다면 이른바 ‘일치 강박’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배우자는 꼭두각시가 아니다. 다른 점도 존중하며 살아야 한다. 

 

우리 부부 성격 차이 좁히는 노하우 7가지

첫째, 자기중심적 생각에서 벗어나 배우자의 입장과 관점을 존중한다. 

둘째, 배우자와 갈등을 바라보는 관점과 해결 방식이 다른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셋째, 항상 배우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경청하는 태도를 보인다. 

넷째, 강요와 비난을 타협과 조율로 바꾼다. 

다섯째, 차이나 갈등에 대해 대화하려면 편안한 장소,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 긍정적으로 여겼던 부분을 먼저 언급하고 말한다. 

여섯째, 배우자와 달라서 갈등하고 있는 것 외에 감사한 것, 잘 통하는 것을 적어본다. 

일곱째, 배우자에게 원하는 것이 인정인지, 공감인지, 문제 해결인지 자신의 마음을 명확하게 말한다.

 

나현정 소장은 심리치료학 박사이며, 굿상담클리닉에서 성격 이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심리사, 청소년상담사 자격이 있으며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정문제 해결책을 소개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상담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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