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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희망가] 위암 3기와 함께 살아도 씩씩한 정경애 씨의 두려움 없는 삶

기사승인 2023.01.13  10: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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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살 길은 열립니다”

【건강다이제스트 | 홍미옥 기자】

2018년 위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수술은 할 수 없다고 했다. 십이지장, 췌장 주변까지 암세포가 퍼져서 수술은 위험하다고 했다. 팔순의 나이에 위암 3기! 그것도 수술도 할 수 없는 상태! 그런 상황에서 햇수로 4년째 씩씩하게 잘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지금도 전남 나주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정경애 씨(85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수술도 할 수 없는 위암 3기를 용감무쌍하게 극복해 나가고 있는 정경애 씨를 만나봤다.

 

 

서른네 살에 남편을 잃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때부터 혼자 몸으로 세상과 맞서야 했다. 헤쳐 나가야 할 현실도 막막했다. 거동이 불편한 시아버지와 앞을 못 보는 시어머니, 그리고 어린 4남매까지 키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가난한 살림살이는 너무나 버거운 굴레였다. 날마다 농사일에 치여 살아도 풍족한 날이 별로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자식들은 별 탈 없이 잘 커 주었다. 그 낙에 바친 젊음도 아깝지 않았고, 인생의 보람도 느꼈다.

하지만 운명의 신은 참으로 모질었다. 허리 펼 날 없이 열심히 일해서 4남매를 키웠고 제법 자리도 잡아 이제 살 만하다 싶으니 불쑥 찾아온 불청객!

2018년 8월 뜨거운 여름날이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농사일로 바빴다. 한여름 뙤약볕에서 농사일을 한 탓에 너무 힘들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새벽녘에 배가 너무 아파서 잠에서 깼다. 화장실을 몇 번 들락거렸지만 체한 것 같은 메슥거림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구토를 하다가 응급실로 가야 했다.

처음에는 열사병인 줄 알았다. 시내 병원에서도 별말 없이 약만 처방해주었다. 그런데 증상이 낫지 않았다. 새벽만 되면 심하게 복통이 일어나 응급실로 가야 하는 상황이 몇 번 반복됐다.

그러자 시내 응급실에서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 그래서 가게 된 화순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는 일주일 만에 나왔다. 암이라고 했다. 위암 3기라고 했다.

정경애 씨는 “내게는 알려주지도 않고 자식들에게만 검사 결과를 알려줘서 처음에는 무슨 병인지도 몰랐다.”고 말한다.

자식들은 엄마가 받을 충격을 걱정하여 암 진단 사실을 숨겼다가 결국 한 달 만에 정경애 씨에게 위암 사실을 알려주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정경애 씨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고 말한다. ‘암이면 어때서? 치료받으면 되지?’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수술은 할 수 없어요!

팔순의 나이에 위암! 그 말을 듣고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정경애 씨!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암세포가 위는 물론 십이지장과 췌장 주변까지 퍼져 있어서 수술을 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는 거였다. 위암 3기인데 수술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정경애 씨는 “빨리 수술하고 집에 가자고 채근했다.”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던 자식들이 결국 수술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줘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그 당시의 상황은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 수술은 못한다고 하고, 음식조차 먹을 수가 없었다. 위가 붓고 암 덩어리가 커져서 그렇다고 했다.

결국 음식이라도 먹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시술을 했지만 그것도 잠시뿐! 부은 위 속에서 커진 암 덩어리 때문에 관이 이탈하고 또다시 먹을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초주검이 되었다.

정경애 씨는 “암 중에서 위암은 그래도 치료하기 쉽다고 알려져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위암 3기로 주변 장기까지 암세포가 퍼진 상황에서는 함부로 수술을 할 수도 없고, 마땅한 치료법도 없었다.”고 말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는 정경애 씨! “내가 이기나, 암세포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 하는 심정이었다.”고 말한다. “반드시 이겨내고 말겠다는 각오도 함께 다졌다.”고 말한다.
정경애 씨는 “감기에 걸리면 약을 먹고 낫는 것처럼 암에 걸려도 치료하면 되는 것이지 안 되는 것이 있겠냐?”며 “빨리 치료받고 나가서 밀린 농사일을 해야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한다.

때마침 가을 추수철이었다. 들에서 해야 할 일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그런데 병원에서 오도 가도 못 하는 상황에 애가 탔다. 정경애 씨는 “솔직히 암보다 밀린 농사일을 더 많이 걱정했다.”고 말한다.

 

▲ 4년 전 위암 3기를 진단받은 정경애 씨는 수술은 하지 못 했지만 현재 위암과 함께 지내며 예전처럼 날마다 농사일을 하고 있다.

 

2주에 한 번씩 면역 항암치료를 하면서…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병원에서는 항암치료라도 하자고 했다. 혹시 항암치료 효과로 수술이 가능해질지 모르니 시도해보자는 거였다.

그렇게 시작된 항암치료로 정경애 씨는 “만신창이가 됐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아도 작은 체구인 데다 암 진단을 받으면서 잘 먹지도 못한 상태여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손톱은 갈라지고 입술은 부르트고 피부도 벗겨졌다. 항암치료를 하고 나면 3일은 꼼짝도 못했다. 그렇게 힘들게 항암치료를 근근이 했지만 야속하게도 효과는 없었다. 암세포는 줄어들지 않았고, 상황은 점점 궁지로 내몰리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한 줄기 빛이 되어주었던 것! 정경애 씨는 “암 진단을 받고 4개월 동안 절망적인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기댈 언덕이 나타났다.”며 “4년이 지난 지금껏 살아있는 것도 그 덕분인 것 같다.”고 말한다.

2018년 12월 임상시험 대상으로 참여했다. 2주에 한 번씩 면역항암제 주사를 맞는 것이었다.
아직 상용화가 되지 않아서 의료보험 적용이 안 돼 치료 비용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마지막으로 매달려보기로 했다.

정경애 씨는 “자식들이 흔쾌히 하겠다고 결정을 해줘서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며 “제발 밥만이라도 먹을 수 있는 효과가 있기를 기대했다.”고 말한다. 밥이라도 제대로 먹을 수 있으면 얼마든지 힘을 내볼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2018년 12월부터 2주에 한 번씩 면역항암주사를 맞기 시작했는데 기존 항암제에는 그렇게 심했던 부작용들이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니 살만했다. 게다가 차츰차츰 암세포가 줄어든다는 말까지 들었다. 정경애 씨는 “이럴 수도 있나 싶었다.”며 “너무나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고 말한다.

 

위암과 살아도 언제나 씩씩한 그녀!

어느덧 위암 3기 진단을 받은 지도 4년이 흘렀다. 2022년 11월 현재에도 2주에 한 번씩 면역 항암치료를 받는다. 정경애 씨는 “영양주사를 맞듯이 편안하게 치료를 받는다.”고 말한다.
항암치료를 받은 날도 집으로 돌아와서는 바로 들로 나가 농사일을 한다. 팔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들에 나가 농사일을 할 만큼 건강해졌고, 밥 한 공기도 뚝딱 먹을 만큼 건강상태도 양호하다. 정경애 씨는 “암과 함께 살아도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며 잘 살고 있다.”고 말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 물음에 정경애 씨는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은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포기하지 않으면 분명히 길이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정경애 씨는 늘 씩씩하다. 작은 거인처럼 씩씩하다. 위암 3기와 함께 살아도 거칠 것이 없다.

날마다 논에서 밭에서 농사일을 하면서 하루 종일 몸을 움직인다. 잠시도 누워 있는 법이 없다. 논에, 밭에 일이 없어도 논도 둘러보고 밭도 둘러보면서 몸을 움직인다.

하루 세끼 식사는 꼭 먹는다. 특별하게 챙겨 먹는 것은 없으며, 직접 가꾼 각종 채소와 된장국을 주로 먹는 식이다.

낮에는 열심히 몸을 움직여 일하고 밤에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하루의 피로를 푼다.

정경애 씨는 “이른 새벽부터 시작되는 시골의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 것이 전부”라며 “날마다 바쁘게 살고 밥 한 공기도 뚝딱 먹을 수 있는 지금의 행복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홍미옥 작가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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