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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바람 극복한 위기의 부부들 공통점은…

기사승인 2022.11.24  13: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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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1월호 96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굿상담클리닉 김미영 소장】

바람을 겪은 부부는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바람과 함께 갈라진 부부가 있고, 바람에 너덜너덜해진 채로 사는 부부가 있으며, 바람을 이겨내고 단단해진 부부가 있다.

배우자의 바람을 아는 순간 시작된 감정은 대부분 비슷하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배신감, 불신감, 불안감, 분노, 상실감으로 매 순간 지옥을 경험한다. 지옥을 맛봤다면 결정을 내려야 한다. 만약 미워도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기로 했다면 바람을 극복한 부부의 공통점을 눈여겨보자. 그 부부들에게는 특별한 뭔가가 있다.

 

 

CASE 1. 지옥에서 천국으로 돌아온 아내 이야기

숙경 (가명) 씨는 결혼하기 전부터 바람의 ‘바’자만 들어도 치를 떨었다. 남편에게도 바람만 피우면 당장 이혼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결혼한 지 10년 만에 숙경 씨의 남편은 회사 상사와 바람이 났다. 휴대폰으로 두 사람이 만난 지 1년도 넘은 것을 확인한 숙경 씨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나왔다. 이혼할 생각으로 남편을 쫓아냈다. 남편은 그 여자와 깨끗하게 끝냈으니 아빠 역할만 하게 해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이제 와서 아빠 역할이라니…. 코웃음이 나왔다.

그러다 처음으로 흔들렸다. 남편이 메신저로 가족을 위해 새로 태어나고 싶다는 말과 함께 사직서 사진을 보냈기때문이다.

남편은 그 회사에서 일하는 게 꿈이었다. 2번의 이직 끝에 마침내 원하는 회사에 입사했고, 5년 넘게 근무했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회사까지 그만두다니….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금 숙경 씨 부부는 이혼하지 않고 살고 있다. 부부 상담도 받았고, 함께 배드민턴 동호회도 가입했다. 물론 지금도 숙경 씨는 그때 일이 떠오를 때마다 분노가 치솟지만 아직 어린 자녀들을 보면 이혼하지 않고 가정을 지킨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CASE 2. 이혼을 취소한 남편 이야기

시원할 줄 알았는데 허탈했다. 주철 (가명) 씨는 협의이혼서를 접수하러 가정법원에 다녀왔다. 서류를 준비해갔더니 이혼을 접수하는 데 5분 남짓밖에 안 걸렸다. 한 달 후 판사 앞에서 이혼 확인만 하면 두 사람은 진짜 남남이었다. 장성한 아들이 두 명이나 있지만 세상에 혼자 덜렁 남겨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혼 접수를 끝내고도 아내의 이사 일정이 꼬여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와 각방 생활을 했다. 이튿날부터 아내가 완전히 달라졌다. 아침을 차려주고 출근했고, 일찍 퇴근해서 주철 씨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저녁을 준비해 놓았다. 안 먹는다고 해도 매번 차려놓았다. 무엇보다 가장 어색한 것은 가끔 방에서 나올 때 눈을 마주치면 아내가 웃는 거였다. 말로는 “지금 웃음이 나오냐?”고 화를 냈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2주 남짓 지냈을까. 아내에게 메시지가 왔다. 이혼을 취소하고 싶다는 문자였다. 진심으로 미안하고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 기분이 묘했다. 사실 배신하긴 했지만 다신 아내 같은 여자는 못 만날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며칠 뒤 주철 씨는 이혼을 취소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미웠던 아내였는데 주철 씨도 이런 자신이 이해되지 않았다. 아내를 진심으로 용서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노력은 해볼 작정이다.

 

같이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것이 문제로다!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는다. 배신감에 치가 떨리고, 배우자를 어떻게 믿고 살아갈지 막막해진다. 버려질 것 같아서 불안하고 감정 조절이 어려워진다. 배우자를 향한 애정이 차갑게 식어버리는 것을 느끼면서 아득한 상실감이 밀려온다.

충격에서 벗어나면 매우 혼란스러운 감정 상태를 감당해야 한다. 굿상담클리닉 김미영 소장은 “배우자의 바람을 알게 되면 분노나 배신감과는 별개로 이 문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같이 살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등 온갖 복잡한 생각으로 심리적인 위기를 겪게 된다.”고 설명한다.

혼란스러워도 바람이라는 폭탄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해야 한다. 물론 결정을 내리는 것이 쉽지는 않다. 안 사는 게 맞는 것 같다가도, 이혼 가정을 감당해야 할 자녀가 눈에 밟힌다. 가정을 지키고 싶다가도 신뢰 없는 부부생활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바람피워도 가정을 지키는 부부들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 상황이라고 해도 이혼은 쉽지 않다. 보통은 다음의 5가지 이유로 이혼 대신 결혼생활을 유지한다.

첫째, 자녀를 안정적으로 양육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둘째, 배우자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살아서 경제적인 능력이 없다.

셋째, 배우자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고 살아서 심리적 독립이 어렵다.

넷째, 이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걱정돼 이혼남·이혼녀로 살고 싶지 않다.

다섯째, 아직 배우자를 사랑하고 있고 결국에는 마음이 돌아올 거라고 믿는다.

김미영 소장은 “상담 현장에서 보면 아내가 바람을 피웠어도 ‘아내만 한 여자가 없다.’고 생각하는 남편이 많다.”며 “특히 아내에게 큰소리를 치고 사는 남편들이 심리적으로 아내에게 의존하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하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한다.

 

바람 극복한 부부들의 공통점

배우자의 바람이라는 커다란 상처는 바람처럼 금방 사라지지 않는다. 태풍처럼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릴 수도 있다. 바람으로 와장창 깨진 부부 관계를 회복하려면 바람을 피운 배우자와 피해 배우자 둘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바람이라는 부부생활 최대 위기를 해결하고 잘살고 있는 부부는 공통으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소개한다.

 

 

바람피운 배우자의 공통적인 노력들

첫째, 바람에 쉽게 흔들린 이유를 알아보고 도덕성을 회복했다.

바람을 쉽게 생각했던 자신을 반성했다. 아울러 애착 없는 부부생활, 대화 없는 부부생활, 성장기의 애정 결핍, 왜곡된 성 인식, 낮은 성 도덕관 등 바람을 쉽게 생각했던 자신만의 이유를 찾아보고 그러한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둘째, 상처받은 배우자의 감정을 이해했다.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면 피해 배우자는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시간을 보내게 된다. 김미영 소장은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되면 고도의 흥분 상태가 지속되고 다시 외도의 증거를 잡으려고 신경이 곤두서며 온갖 망상과 상상에 시달린다.”고 설명한다. 또 정체성, 정당한 통찰력, 특별한 존재라는 자부심, 자신에 대한 존경심, 자제력, 세상이 정의롭다는 믿음, 다른 사람과의 유대감, 삶의 목적의식을 잃게 된다.

배우자의 감정 상태가 나아질 때까지는 납득이 안 되는 행동이나 말을 해도 이해하고 수용하며 배려하는 태도를 유지했다.

셋째, 무너진 신뢰를 회복했다.

진정한 사과와 함께 사과에 합당한 행동을 했다. 이른 귀가, 가사·육아 역할 분담, 의심을 차단하는 성의 (휴대폰 공개, 카드 지출 내역 공유, 각서 등)를 충분히 보였다.

넷째,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렸다.

부부 데이트, 부부 산책, 부부 여행, 부부 쇼핑 등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서 피해 배우자가 ‘다시 내게로 돌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피해 배우자의 공통적인 노력들

첫째, 자신을 돌아봤다.

배우자의 성적 욕구를 알고도 무시했거나, 대화를 일부러 피하는 등 원활한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데 소홀했던 과거를 인지하고 달라지려고 노력했다.

둘째, 배우자에게 정서적 충만감을 줬다.

배우자를 향한 관심과 사랑을 충분히 표현하려고 애썼다. 김미영 소장은 “아내들은 외롭거나 정서적으로 허기가 질 때 외도에 쉽게 빠지는 경향이 있다.”며 “남편들은 평소 아내에게 관심을 주고 정서적인 충만감이 들도록 애정 표현이나 스킨십을 자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미영 소장은 굿상담클리닉(구 서울가정문제상담소) 대표 소장이며 부부상담, 가족치료, 상담심리전문가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이혼상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상담위원, 서울경찰청 경찰상담위원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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