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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성욕 제로 부부가 꼭 해야 할 5가지

기사승인 2021.12.30  11: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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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12월호 90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밝은희망부부클리닉 목동점 문정숙 부부상담사】

배우자의 성욕 저하를 알게 되면 대부분 일시적일 뿐이라고 여긴다. 배우자가 달라질 것이며,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 기대한다. 혹은 성욕이 없어도 부부로 사는 데는 상관없다고 자신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크나큰 착각이었음을 깨닫는다. 배우자는 노력하지도 달라지지도 않았다. 배우자가 밉고 자신감이 떨어진다. 내 잘못, 네 잘못을 따지기 시작하고 서로 상대의 잘못이라고 확신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사이가 멀어질 수 있다. 

부부의 성욕 저하는 서로의 잘잘못을 따져서는 해결할 수 없다. 잘못이 아닌 원인을 찾아야 한다. 성욕을 잃은 배우자에게 지금 필요한 건 뭘까? 그 답을 자세히 알아본다.          

 

 

CASE 1. 술주정하는 남편 이야기

벌써 10번도 넘었다. 아내는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준명(가명) 씨는 어젯밤 일이 생생하게 기억났다. 술을 마시고 집에 와서 잠자던 아내를 깨워 술주정을 했다. 아내에게 손가락질까지 하면서 불만을 쏟아냈다. 소외감을 느낀다는 둥, 자신이 싫어졌으면 솔직하게 말하라는 둥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다.

준명 씨의 진짜 불만은 따로 있었다. 아이를 낳고 2~3년이 지나자 아내는 피곤하거나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섹스를 거절했다. 회사에 다니면서 집안일과 육아까지 도맡아 하니 그럴 만도 했다. 한편으로 미안하기도 했다. 당분간 건드리지 않겠다는 말에 아내는 고맙다고 했다. 그 후로는 더 요구할 수 없었다. 하자고 하면 바로 이기적인 남편 또는 짐승으로 전락할 것 같았다.

참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술만 마시면 아내에게 괜히 신경질이 났다. 불만이 툭툭 튀어나왔다. 차마 욕구 불만 이야기는 꺼내지 못하고 딴 이야기로 아내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 못난 행동인 걸 알지만 좀처럼 제어가 되지 않았다. 몇 번은 큰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싸울 때마다 ‘언제까지 섹스리스 부부로 살아야 하느냐?’라고 후련하게 화를 내고 싶지만 차마 그 말은 못 했다. 지금은 섹스리스가 왜 이혼 사유가 되는지 뼈저리게 느낄 뿐이다.

 

CASE 2. 남편의 휴대폰을 몰래 보는 아내 이야기

영아(가명) 씨는 가끔 남편의 휴대폰을 몰래 본다. 볼 때마다 바람을 피우거나 유흥업소에 가지 않는 것이 확실했지만 그래도 2~3달에 한 번꼴은 꼭 확인했다. 안심은 됐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지금 40대 초반인 남편은 30대 후반부터 성욕이 없었다. 사실 연애 때부터 남편은 성욕이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오히려 영아 씨가 리드하는 편이었다.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난 후부터는 완벽한 섹스리스로 살았다. 이렇게는 못 살겠다는 생각에 영아 씨도 한 번 용기를 낸 적이 있다. 돌아온 건 차디찬 남편의 반응이었다.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그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성욕이 없는 사람치고는 에너지가 넘쳤다. 운동도 열심히 하는 편이었다. 주변 사람이 말하길 몇 가지 운동은 프로 뺨치는 실력이라고 했다.  

운동을 좋아하고 활력이 넘치는 남편을 보면 종종 나쁜 생각이 비집고 들어왔다. 남편은 이제 영아 씨를 여자로 보지 않는 것 같았다. 밖에서 성욕을 해소하는 건 아닌지 의심됐다. 유난히 이런 생각으로 괴로울 때 남편의 휴대폰을 확인하면 좀 괜찮아졌다. 그러다 확 짜증이 났다. 성욕 없는 남편 때문에 이런 짓까지 하는 상황이 비참했다.

 

좋았던 섹스가 싫어지는 이유

섹스를 하면 감각적인 즐거움과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누군가가 나를 원하고 사랑한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높아지고 긴장 및 불안을 줄일 수 있다. 또 배우자와 친밀감이 커지고 결혼 생활의 만족도도 올라간다. 그런데 왜 당신의 배우자는 섹스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걸까?

밝은희망부부클리닉 목동점 문정숙 부부상담사는 “크게 5가지 이유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첫째, 부부 사이가 안 좋다. 부부싸움을 자주 하거나 언성을 높이는 일이 잦다면 배우자에게 성욕이 잘 생기지 않는다. 또 싸우지 않더라도 배우자에게 비난하는 말, 무시하는 말을 들으면 있던 성욕도 없어진다.

둘째, 재미없는 섹스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내는 섹스를 할 때마다 성교통이 생기거나 흥분이 되지 않으면 섹스에 재미를 못 느낀다. 남편은 섹스할 때 아내가 반응하지 않거나 만족하지 못하면 섹스에 흥미가 떨어진다.

셋째, 건강이 안 좋다. 몸이 아프거나 성 기능이 예전 같지 않으면 섹스가 귀찮고 두렵다. 몸의 질병뿐 아니라 우울증, 불안장애 등으로 인해서도 섹스할 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

넷째, 몸이 너무 피곤하다. 집안일, 육아, 직장일 때문에 충분히 쉬지 못하거나 스트레스를 너무 받으면 성욕이 없어질 수 있다.

다섯째, 안 좋은 추억이 있다. 배우자가 자신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욕구만 채우려는 태도를 보이거나 비참하게 거절을 당했던 기억, 비교를 당했던 기억 등이 있을 때 섹스리스 부부로 살기로 다짐하기도 한다.

 

부부의 은밀한 놀이, 섹스

한쪽은 성욕이 강하고 한쪽은 성욕이 없으면 흔히 ‘우린 속궁합이 안 맞는구나.’라는 결론을 내린다. 잠깐의 불만으로 배우자와의 즐거운 섹스를 쉽게 포기해버린다. 포기는 했지만 원망은 남아있다. 한쪽은 치사하고 자존심이 상해서 원망스럽다. 한쪽은 마음이 안 생기는데 어쩌라는 건지 원망스럽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원망하며 지내는 부부가 많다. 성욕 차이로 인해 서로를 원망하다가 이혼하는 부부도 있다.

문정숙 부부상담사는 “부부는 서로의 성적 욕구를 인정하고, 힘든 점을 알아주고,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성관계를 부부가 함께하는 놀이로 생각하면 성욕 차이를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섹스는 부부가 평생 한 사람과 함께 하는 놀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재미있고 즐거운 놀이라도 어떤 때는 지겹다. 나는 시간이 나서 놀고 싶은데 상대는 할 일이 있어서 못 논다고 할 때가 있다. 나는 건강한데 상대는 아파서 놀기 싫다고도 한다. 내가 놀이할 때 제멋대로 굴어서 상대가 토라질 때가 있다.

놀이라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게 해결책이 나온다. 놀이가 지겨울 때는 다른 방식, 다른 규칙을 정해서 놀 수 있다. 상대가 할 일이 있을 때 도와주면 빨리 끝내고 놀 수 있다. 아프면 약을 사다 주거나 나을 때까지 기다리면 놀 수 있다. 제멋대로 군 점은 사과하고 상대가 원하는 대로 해주면 놀 수 있다.

문정숙 부부상담사는 “배우자의 성욕이 떨어진 이유를 알아보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배우자와 성에 대한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대화를 충분히 나눈 뒤 아래의 5가지 솔루션을 참고해서 우리 부부 만의 해결책을 세워보자. 

 

 

첫째, 섹스에 흥미 없는 배우자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배우자와 함께 낭만적이거나 에로틱한 영화 등을 보거나 성감대 퀴즈 같은 놀이로 서로의 몸을 알아가는 것이 좋다. 배우자가 좋아하는 스킨십, 섹스 분위기, 체위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좋았던 섹스 기억을 함께 떠올리는 것도 좋다. 만약 싫었던 섹스 기억이 있다면 함께 노력할 점을 찾아보고 예전과 다른 섹스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준다. 

둘째, 피곤해서 성욕이 떨어진 배우자를 쉬게 해준다. 

문정숙 부부상담사는 “자기 배가 너무 고프면 옆 사람이 굶고 있는 게 잘 안 보이는 법”이라며 “각자에게 필요한 욕구가 충족되어야 성욕도 생긴다.”고 말한다.

직장일, 집안일, 육아 등으로 쉴 틈 없이 빡빡하게 살았다면 배우자가 원하는 건 제대로 된 휴식일 것이다. 배우자가 혼자만의 휴식을 원한다면 기꺼이 협조한다. 맞벌이 부부라면 주말에 하루씩 번갈아 가면서 온전한 휴식을 누리는 것도 좋다.  

셋째, 힘의 불균형을 줄인다.

부부에게도 힘의 균형은 중요하다. 남편 혹은 아내 위주로 부부생활을 하면 흔히 맞춰주는 쪽은 성욕을 잃게 된다. 부부는 언제나 동등한 관계여야 한다. 자신에게 힘이 많이 쏠려있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 힘을 많이 가진 쪽이 먼저 힘을 빼야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다.

넷째, 애정 표현을 자주 한다.

섹스를 자주 하는 부부는 대부분 애정 표현도 거리낌이 없다. 스킨십도 자연스럽다. 배우자가 성욕이 없다면 애정 표현부터 해보자. 처음에는 어색해도 시간이 지나면 배우자의 말투와 눈빛이 달라질 것이다. 스킨십이 너무 어색하면 밖으로 나가보자. 집에서 손을 잡는 것보다 산책을 하면서 손을 잡고 팔짱을 끼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다섯째, 거절은 부드럽게 하고, 거절당해도 마음을 닫지 않는다.

섹스는 부부가 같이하는 놀이다. 놀이처럼 섹스도 거절할 수 있다. 그런데 거절할 때 누구나 구구절절 거절하는 이유를 대지 않는다. 예를 들면 밖에서 기분이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배우자가 섹스하자고 신호를 보내면 ‘피곤해!’라고 돌아누워 버린다. 이런 경우는 배우자가 오해하지 않도록 나중에라도 그때의 사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한두 번의 거절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 간혹 ‘거절당하는 기분을 똑같이 느껴보라.’는 마음으로 배우자에게 ‘복수’하기도 한다. 납득이 안 가는 거절은 오해를 부른다. 배우자가 거절하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배우자가 섹스를 거절한 이유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돕는다.  

 

문정숙 부부상담사는 밝은희망부부클리닉 목동점에서 이혼 위기, 외도, 관계 회복을 전문으로 상담한다. 보웬체계적 가족치료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고, 한국상담학회 전문상담사 2급, 한국가족치료학회 부부가족상담전문가 2급 등의 자격이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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