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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특별기획 3] 타이레놀이 뭐길래? 약국마다 동난 타이레놀 품귀 현상에 부쳐

기사승인 2021.07.21  11: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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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7월호 114p

【건강다이제스트 | 배현 약사(분당 밝은미소약국】

“타이레놀 들어왔어요?”

“약사님, 아직이요. 죄송합니다. 들어오면 바로 보내 드릴게요.”

시간 날 때 의약품 도매상 직원에게 한 번씩 꼭 묻습니다. 언제 지켜질지는 모르지만 일단 약속을 받아놔야 마음이라도 편해집니다.

온라인 의약품 도매에도 시간 될 때 꼭 들어가서 확인하는 것은 타이레놀 재고입니다. 역시 타이레놀 구하기는 그리 쉽지 않습니다.

약국을 운영하면서 타이레놀을 이렇게 애타게 찾는 것도 처음입니다. 그 이유는 환자들이 찾기 때문입니다.

“약사님, 타이레놀 있어요? 코로나 백신 맞고 나서 먹어야 한다는데요?”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약국에서 타이레놀 품귀 현상을 접하면서 독자들에게 꼭 알려드리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타이레놀은 얀센에서 만들고 존슨앤존슨에서 공급하는 다국적 제약회사 의약품입니다. 국내 원료가 아니기 때문에 원래도 수급이 그리 원활치는 않았어요.

그렇다 해도 품귀 현상까진 아니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정부의 백신 정책이 본격화되면서부터입니다.

코로나 백신은 아직 충분히 임상이 되지 않은 채로 긴급 승인이 된 상태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 팬데믹이 해소되지 않고, 치료제 개발도 쉽지 않기 때문에 백신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하다 보니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된 상황입니다. 다른 부작용은 차치하고라도 백신을 접종하면 면역반응으로 인해 열과 통증이 나타날 수 있어요. 독감 예방 접종 이후 몸살이 가볍게 오는 것과 같은 것인데,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나서 나타나는 발열은 더욱 심각한 부작용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보건 당국은 백신을 맞고 나서 나타나는 발열과 통증은 일반적인 부작용이기 때문에 해열제를 사용해서 쉽게 조절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게 됩니다. 바로 해열진통제를 ‘타이레놀’이라고 직접 언급해버린 것입니다. 소염진통제는 면역반응을 억제할 수 있으므로 만약 열이 나면 타이레놀을 복용하라고 한 것이죠.

수많은 언론은 보도자료를 통해 보건 당국 발표를 재생산했고, 상비약으로 타이레놀을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보도한 예도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유튜브나 블로그 등 SNS를 통해서 전문가/비전문가들이 ‘백신 접종 이후 복용하는 약은 타이레놀’이라는 언급을 반복하면서 온라인에서는 순식간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타이레놀 복용’이라는 공식이 생겨버렸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은 백신 접종 이후 불안감이 심한 상황에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해열제는 타이레놀을 써라”, “다른 항염 진통제는 백신 효과를 방해할 수 있다.”라고 말해버렸고, 자주 보는 SNS 채널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본 사람들은 당연히 타이레놀만 찾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타이레놀이 그렇게 충분하게 공급이 되었다면 다행인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애초에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타이레놀은 이번 사태로 훨씬 더 공급받기 어려워졌어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면 약효도 ‘동일’한데…

타이레놀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입니다. 성인이 복용하는 타이레놀은 효과 속도와 지속시간에 따라 ‘500mg’과 ‘8시간 이알 서방정(650mg)’으로 나눠집니다.

국내에서 생산·유통되는 ‘500mg’은 타세놀정 500mg을 포함해서 10종이고, ‘8시간 이알 서방정(650mg)’은 써스펜 8시간 이알 서방정을 포함해 21종이나 됩니다. 즉, 타이레놀이 있다면 구매해서 드시면 되지만 타이레놀이 없다면 아세트아미노펜 동일 성분을 드셔도 약효에는 전혀 상관없다는 것입니다.

약국에서 겪는 고통은 이런 부분을 설명해 드려도 타이레놀 말고 다른 제품을 팔려고 하는 시도로 생각해 곱지 않은 반응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발품을 덜어드리기 위한 마음에 몇 마디 해도 막무가내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땐 마음이 참 씁쓸해집니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타이레놀 지속시간에 대해서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성인용 타이레놀은 ‘500mg’과 ‘8시간 이알 서방정 650mg’이 있습니다. 타이레놀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위장에서 빠르게 흡수되기 때문에 작용 발현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신속하게 나타납니다.

타이레놀정 500mg은 한꺼번에 효과를 나타내는 신속형 제제로 진통, 해열 효과가 4~6시간 정도 유지됩니다. 성인의 경우 1~2정을 복용하죠.

타이레놀 8시간 이알 서방정 650mg의 경우 325mg은 빠른 효과를, 325mg은 천천히 효과를 나타내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빠른 진통, 해열 효과는 500mg보다 떨어지지만 효과는 8시간 이상 지속해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후 나타나는 열과 통증은 2~3일 정도 지속해서 발생하므로 속효성보다는 지속 효과가 좋은 8시간 이알 서방정을 드시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1일 6정을 넘으면 안 되므로 8시간에 맞춰서 1일 3회 2정 드셔 주세요. 타이레놀은 위장장애가 적으므로 공복에 드셔도 됩니다.

 

미국 CDC의 업데이트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불편한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약물요법을 다음과 같이 새롭게 업데이트했습니다.

백신 접종 후 통증이나 불편한 느낌이 있을 때는 이부프로펜, 아세트아미노펜, 아스피린 또는 항히스타민제 등 OTC 의약품을 복용하는 것에 대해 의사와 상의하세요. 만약 이러한 약을 정상적으로 먹지 못하게 하는 다른 의학적인 이유가 없다면 예방 접종 후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이런 약들을 복용할 수 있습니다(Talk to your doctor about taking over-the-counter medicine, such as ibuprofen, acetaminophen, aspirin, or antihistamines, for any pain and discomfort you may experience after getting vaccinated. You can take these medications to relieve post-vaccination side effects if you have no other medical reasons that prevent you from taking these medications normally).                                                    

즉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해열·진통 효과를 위해 소염진통제를 복용해도 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를 한 것입니다.

우리의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는 “예방 접종 전에 미리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를 준비하고, 예방접종 후 몸살 증상이 있으면 해열·진통제를 복용하세요.”라고 언급하고 있어 미국과는 차이를 보입니다.

만약 소염진통제를 사용하면 안 되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면 우리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내용도 CDC와 같은 내용으로 업데이트가 필요해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질병관리청의 제한적 해열제 복용 공고는 일선 환자에게 혼선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관절질환 등으로 인해 소염진통제를, 혈전 억제제로 아스피린을 드시는 분들이 백신을 맞았을 때 계속 복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원칙이 서지 않기 때문이죠(아스피린도 소염진통제 일종입니다). 실제로 약국에 방문하셔서 백신 맞았을 때 병원 약을 계속 먹어야 하는지 물어보는 환자도 있습니다.

‘CDC’에서 소염진통제를 정기적으로 먹는 사람들은 백신 접종과 상관없이 복용하길 권장(if you take these medications regularly for other reasons, you should keep taking them before you get vaccinated)하고 있는 만큼 지속해서 복용하는 약물의 경우 백신 접종과 상관없이 복용하도록 권해드립니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예방하는 특별한 약이나 영양제 등은 없습니다. 해열진통제를 통증 예방용으로 미리 복용하거나 저함량 아스피린을 혈전 생성 억제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 또한 권장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기회에 정부 관계 부처, 언론, 유명 인플루언서 SNS 등 대중에게 영향력이 강한 매체의 경우 하나의 단어를 선택하더라도 신중히 접근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내용이 정확한 것도 중요하지만 섣불리 선택한 단어 하나가 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마치 타이레놀 품귀 사태처럼 말이죠.

 

배현 약사는 충북대 약대를 졸업하고 헬스경향 자문위원, OTC연구 모임 자문위원, 경기도 약사회 임원, 경기도 마약 퇴치 운동본부 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분당 밝은미소약국을 10년째 운영 중이다. 네이버 블로그 <배약사의 건강정보>, 유튜브 <링거TV>, 헬스경향 칼럼, 약사 및 학생, 대중 강연 등을 통해 바른 의약 정보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요 저서는 <몸을 위한 최선 셀프메디케이션>, <약사가 말하는 약사(공저)> 등이 있다.

배현 약사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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