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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끊게 하는 법칙 2] “알코올 중독 알리는 3가지 신호를 기억하세요”

기사승인 2021.02.22  15: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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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2월호 106p

【건강다이제스트 | 다사랑중앙병원 김태영 원장】

‘단 한 명이라도 금주에 성공했으면….’ 술을 끊게 하는 법칙을 연재하면서 늘 하는 생각입니다.

그만큼 알코올 중독의 폐해는 큽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산산조각 낼 수 있습니다. 술의 노예로 살고 싶지 않다면 술을 끊게 하는 법칙에서 그 해답을 얻었으면 합니다.
 

 

2016년 방영돼 큰 인기를 끌었던 ‘시그널’이라는 드라마를 기억하십니까?

무전기를 통해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를 놓치지 않은 덕에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억울함이 많았던 미제 사건을 하나씩 해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혹시 당신은 우리 몸이 보내는 간절한 신호를 그냥 흘려보내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우리 몸은 큰 병에 걸리기 전에 다양한 방식으로 경고 신호를 보내는데, 이렇게 몸에서 보내는 경고 신호를 질병의 전조증상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갑작스러운 가슴통증, 호흡 곤란, 식은땀, 현기증 등은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합니다.
몸 한쪽이 마비되거나 어지럼증, 심한 두통이 나타난다면 뇌졸중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평소 잘 빠지지 않던 체중이 갑자기 감소했다면 당뇨병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징후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돌연사로 알려진 심장마비 역시 환자의 70% 이상은 전조증상을 겪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알코올 사용장애’라 불리는 알코올 중독에도 전조증상이나 위험신호가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징후가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음주자들이 그러한 신호를 가볍게 여기거나 놓칠 뿐입니다.

 

알코올 중독 위험을 알리는 경고 신호들

알코올 중독 위험을 알리는 경고 신호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스스로 자가 진단해볼 수 있는 경고 신호 3가지를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위험 신호는 ‘블랙아웃’입니다. 흔히 필름 끊김으로 불리는 블랙아웃은 과음자들의 절반 이상이 겪는 흔한 증상입니다. 혈관을 통해 흡수된 알코올은 뇌세포로 침투해 일시적으로 뇌 기능을 마비시키는데, 그중에서도 기억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인 대뇌 측두엽의 해마를 공격합니다.

알코올이 뇌의 정보 입력 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에 기억을 잃은 것이 아니라 뇌에 기억 자체가 아예 기록, 저장되지 않아 기억나지 않는 것입니다. 블랙아웃이 반복되면 일시적으로 그쳤던 뇌신경세포 손상이 결국 영구적인 손상으로 이어지게 되고, 심하면 알코올성 치매나 뇌 질환으로 발전합니다.

만약 블랙아웃이 6개월에 2회 이상 나타났다면 이미 뇌의 인지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봐야 합니다.

두 번째 위험 신호는 ‘해장술’입니다. 술을 깨려고 다시 술을 마시는 해장술과 같은 행위는 이미 알코올 의존이나 금단 증상을 넘어서 스스로 음주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장술은 아직 알코올 해독이 일어나지 않은 뇌의 중추신경을 또다시 알코올로 마비시켜 숙취를 느낄 수 없게 하고 계속하여 간과 위를 손상시킵니다.

알코올은 통제력과 판단력을 관장하는 ‘전두엽’의 기능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알코올 중독이 서서히 진행될수록 음주를 조절하고 통제하는 능력은 더욱 어려워지게 됩니다.

농담 반 자랑 반으로 해장술을 찾고 있다면 이미 알코올 중독이 중증도 이상으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으시길 권합니다.

 

 

세 번째 위험 신호는 ‘비밀음주’입니다. 알코올 중독 환자의 경우 자신의 음주 문제를 부정하고 변명과 핑계를 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주 문제에 대해 잦은 지적을 받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음주 행위에 죄책감을 갖지만 결국 음주를 조절하지 못해 또다시 술을 찾게 됩니다. 이때 주변의 비난이나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몰래 음주하는 것입니다.

실제 본원에서 지난 2016년 입원 환자 2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62%(135명)가 ‘술을 숨긴 적 있다.’고 했으며 ‘술을 몰래 마신 적이 있다.’고 답한 환자는 무려 77%(168명)에 달했습니다.

 

케이지(CAGE) 검사에서 한 가지라도 해당된다면?

앞서 소개한 알코올 중독 위험을 알리는 3가지 신호는 실제 알코올중독 자가진단표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쓰이고 있는 ‘CAGE 검사’의 일부를 활용해 소개한 것입니다.

CAGE 검사의 문항은 다음과 같으며 만약 4가지 항목 중에 한 가지라도 해당되면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야 합니다.

 

① 술 마시는 횟수나 양을 줄여야겠다고 노력한 적이 있나?(Cut down)

② 주위 사람으로부터 자신의 음주 습관에 대해 지적받은 적이 있나?(Annoyed)

③ 자신의 음주 습관 때문에 죄책감을 가진 적이 있나?(Guilty)

④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해장술을 마신 적이 있나?(Eye-opener)

 

<톰소여의 모험>을 쓴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우리는 그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된다.”라는 명언을 남긴 바 있습니다. 

결국 매일 술을 마시면서도, 술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나는 절대 알코올 중독에 걸릴 리 없어.’라는 막연한 믿음이 몸이 보내는 수많은 간절한 신호들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 내 몸이 보내는 간절한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이 알코올 중독으로부터 벗어나는 지름길임을 반드시 명심하십시오.

 

김태영 원장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수료 후 현재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전문병원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알코올중독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다사랑중앙병원 김태영 원장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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