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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암시리즈] 암 진단을 받았을 때 꼭 알아야 할 것들

기사승인 2020.10.22  13: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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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0월호 58p

【건강다이제스트 | 파인힐병원 김진목 병원장】

암 진단을 받았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눈앞이 노랗고 깜깜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암을 진단받고 덤덤했다고 하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그만큼 암은 무서운 병이다. 암 진단을 받고 큰 충격을 받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빨리 그 충격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어떻게 대처할지 투병 플랜을 제대로 짜는 것이 중요하다.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똑똑한 대처법을 소개한다.

 


처음 암 진단을 받으면 진단이 잘못되었을 것이라는 부정을 하게 되고, 계속 정밀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암이 확진되면 수긍할 수밖에 없는데 그때 분노가 생긴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분노하면서 절망에 빠지게 된다. 그러다 시간이 경과하면 암을 받아들이게 된다. 수긍하고 극복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대부분의 암 환자가 이런 패턴을 밟는데, 아주 드물게는 처음의 절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그대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암에 대한 병원치료를 시작하기 전이거나 치료 중에는 이것저것 알아보게 되는데, 그럴 때 주변을 통해서 듣게 되는 ‘~하더라’ 소문이 너무 많다. 암에는 이걸 먹어야 한다, 이런 치료를 해야 한다 등등 수천수만 가지이다.

암 환자들은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약한 마음으로 인해 이리저리 휘둘리기 십상이다. 그러다 보면 올바른 치료를 하지 못하고 시간만 허비할 수도 있다. 그래선 안 된다.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똑똑한 대처법을 정리해봤다.

 

첫째, 현대의학적 표준치료를 배제하지 마라

암 환자들께 확실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암 치료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그중에서 현재까지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밝혀진 것은 현대의학이다. 수술, 항암요법, 방사선 치료로 대변되는 현대의학적 표준치료가 현재까지 개발된 여러 가지 치료법 중에서는 가장 치료 성적이 뛰어나다.

그러므로 현대의학을 배제해서는 절대 안 되고, 나머지 여러 가지 방법들, 예를 들자면 한의학적인 치료, 면역치료, 자연요법, 식이요법, 마음치료 등을 병행해야 한다.

다른 것을 하느라 현대의학을 멀리하는 것도 문제지만, 현대의학에만 매진하는 것도 현명한 처사는 못 된다.

현대의학을 기본으로 하더라도 반드시 보완적인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현대의학적 치료는 공격적인 치료라서 부작용이 많다. 따라서 삶의 질이 현격히 떨어지게 된다. 체력이 약한 사람들은 치료의 부작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보완의학이라고 해서 민간요법처럼 근거가 부족한 것만 있는 것도 아니다. 최첨단 과학을 활용한 치료라 하더라도 연구 자료 축적이 되지 않아서 아직 현대의학적 범주에 들지 못하고 있지만 나름 믿을 만한 연구 자료를 가진 치료들도 아주 많다.

통합의학 전문가를 찾아 현대의학과 보완의학을 잘 병행하는 통합의학적인 치료를 꼭 받으시기를 강력하게 권해드리고 싶다.

 

둘째, 통합의학적인 치료를 하라

우리나라의 남자가 평균수명인 79.7세까지 살 때 5명 중 2명이, 여성이 평균수명인 85.7세까지 살게 되면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고 한다. 세 명 중 한 명 이상이 암에 걸리는 셈이다. 너무나 빈번히 발생해서 어떤 의미로는 친근하기까지 한 질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친근한 질병이 결코 쉬운 질병이 되어주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제1의 사망원인 역시 암이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사망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매년 7만여 명의 사람들이 암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다행히 의학의 발달로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암이 5년 동안 재발하지 않은 것)은 날로 늘어가는 추세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2006~2010년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4.1%로 2001~2005년(53.7%)에 비해 10.4%나 올라갔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바꿔 말하면 여전히 환자의 절반가량이 5년 안에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암 치료 성적은 세계 일류이지만 재발률 또한 세계 1위라고 한다. 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의 현대의학적인 치료로 완전 관해 판정을 받았던 환자들을 오랫동안 추적 관찰하면 재발을 하는 경우가 꽤 많다는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초래되는 것일까?

그리고 독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전이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이 3.5년이었는데, 현대의학적인 치료와 더불어 영양요법과 면역요법을 병행한 통합의학적인 치료를 하였더니 12년 이상을 살았다는 통계도 있다.

위의 두 사실은 두말할 필요 없이 통합의학적인 치료가 암 환자의 생존율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며, 바꾸어 말하자면 현대의학적인 치료에만 전념하면 통합의학적인 치료를 한 경우보다 생존율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셋째, 고질병으로 낙담하지 말고 고칠병으로 여기자

암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상한 일은 암의 특성상 암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때도 암에 걸려 있었던 상태인데, 단지 암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만으로 갑자기 중환자가 되고,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고 얼굴빛이 변한다는 사실이다.

암에 걸려 있으면서도 암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자칫 늦게 발견되어 손도 못써 보고 죽을 수도 있었는데, 암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은 고칠 기회를 얻게 된 것이고, 그것은 어쩌면 기뻐해야 할 선물일 수도 있다. 또 암에 걸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잘못 해오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깨닫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말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암이라고 하면 ‘고질병’이라고 생각하는데, 미국 사람들은 암을 ‘고칠병’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미국 사람들의 암에 대한 인식이 바로 ‘앎’이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통계에 암이 진단된 순간 고질병으로 알고 낙담한 그룹의 치료율은 39%이었으나, 고칠병으로 알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한 그룹은 70%이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넷째, 노련한 의사의 임상판단을 믿자

요즘 인터넷을 통해 최신의학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의사나 환자에게 모두 유익한 일이다. 질병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얻은 환자는 의사의 진료행위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환자 자신을 위한 여러 가지 조치에 확신을 가지고 보다 적극적으로 따르게 된다.

그러나 의료 정보의 과잉 확산은 많은 사람에게 의사의 진료행위가 그렇게 복잡한 것이 아니라는 잘못된 확신을 줄 수 있다.

즉 어떤 약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환자 스스로 처방을 내려 복용하거나 민간요법으로 암을 고쳤다 하여 그대로 따라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흔히 자연요법, 민간요법 등에 소개되는 수많은 정보로 이것저것 구해서 먹다가 간 기능에 손상을 가하게 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하고, 좋다고 먹은 것이 오히려 나쁘게 작용하는 예도 왕왕 보게 된다.

병명이 암인 이상 어느 한 가지 약이나 어느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치유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을 낫게 한 방법이 본인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똑같은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더구나 모든 약품마다 다소간의 부작용이 따르고, 암 환자처럼 신체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그 부작용이 더욱 심각해져 치명적일 수도 있으므로 의사의 임상 판단이 대단히 중요하다.

생명을 위협받는 암 환자의 진료에는 노련한 의사의 지혜가 필요하다. 그 지혜는 장기간의 연구와 노력, 집중적인 사고 그리고 많은 경험 속에서 지속적으로 획득된 것이다.

그래서 각각의 환자에게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치료법을 적용하고 각 환자의 상태를 세밀히 살펴가면서 필요하다면 그 치료법을 변경하기도 한다. 그것이 최선의 진료이다.

최선의 진료를 위해서는 정보 외에 의사의 판단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환자들이 의사보다 비전문가의 의견을 따르고 검증되지 않은 요법에 의존함으로써 치료 기회를 놓치는 안타까운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보아 왔기 때문이다.

 

다섯째, 끝까지 희망을 잃지 말자

환자 대부분이 대학병원을 선호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생명을 위협받는 암 환자는 특히 그러하다. 환자들은 양질의 진료와 완치에 대한 기대를 안고 대학병원을 찾지만, 처음의 기대와 달리 실망감으로 병원을 나서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진료하는 암 환자 중에는 현재 대학병원에서 항암치료 중인 환자도 있고 항암치료가 끝난 환자도 있다. 이들 대부분은 수술과 항암치료가 끝난 후 일정한 간격으로 내원토록 하여 재발 여부에 대해 검사만 할 뿐 재발 방지책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으니 불안하고 초조하다고 하소연한다.

환자가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조기암을 제외한 암 대부분이 수술을 받는다고 완치되는 것도 아니고 항암치료를 계획대로 모두 받았다고 재발이 방지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암 치료법은 암의 진행 정도, 암의 전이 정도, 암의 진행 속도,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성 등을 고려하고 치료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서도 비교 평가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때에 따라서는 몇 개월의 생명 연장을 위해 힘든 수술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완치를 기대하며 참고 견뎠던 온갖 어려운 치료들의 결과가 보잘것없을 때 환자는 절망한다.    

이런 경우 의사로서는 최선이었을 수 있으나 환자에게는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진행암의 경우에는 삶의 질을 향상하고 암의 진행을 늦추어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표준치료로 치료 불가 판정을 받더라도 그게 곧 세상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절망하는 환자와 끝까지 노력을 기울이는 환자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 표준치료 이외의 다른 치료법이 듣지 않았다 하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투병한 사실만으로도 여명이 연장되고 삶의 질이 좋아진다. 그만큼 마음은 중요하다.

여태껏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스스로 몸을 돌볼 여유가 없었지만, 이젠 암을 진단받았으니 건강한 생활습관으로의 전환을 시도할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최선을 다해서 해보자. 그러나 그것의 노예가 되어 구속당해서는 안 된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좋은 음식, 좋은 생활습관을 선택하려고 노력하라.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일지라도 안달하거나 불안해하지 말고 그 상황을 즐기는 것이 좋다. 그런 여유를 가질 때 암의 진행을 막고 ‘암과 친구’가 될 수 있다.

 

김진목 병원장은 의학박사, 신경외과 전문의,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진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한민국 숨은 명의 50인에 등재되기도 했으며, (사)대한통합암학회 회장, 마르퀴스 후즈후 평생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요 저서는 <통합암치료 로드맵><건강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 다수가 있다.

김진목 파인힐병원장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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