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알아봅시다] 현직 의사가 알려주는 좋은 의사의 조건

기사승인 2020.09.14  17:59:49

공유
default_news_ad2

- 2020년 9월호 46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송현 교수】

눈 한번 안 마주치고 모니터만 보며 말하는 의사를 만나러 간 건 아니었다. 정작 궁금한 것은 물어보지도 못한 채 쫓기듯 진료실을 나서고 싶었던 건 더더욱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일을 겪은 사람이 적잖다. 병원 좀 다녀봤다면 좋은 의사, 좋은 병원에 목마른 이유다.

이미 가본 병원에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어떤 의사가 유명한지, 어떤 병원이 잘 고치는지 알고 싶어 한다.

‘병원 유목민 생활’을 끝낼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좋은 의사와 병원을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갖추는 것이다. 현직 대학병원 의사가 알려주는 좋은 의사와 좋은 병원 고르는 기술을 알아본다.

 

 

좋은 의사 vs 피해야 하는 의사 

전 국민이 의료보험 혜택을 볼 수 있는 우리나라. 그래서 아프면 으레 병원에 간다. 병원 문턱이 낮은 것은 좋지만 갈 때마다 고민이 생긴다. 어떤 병원에 갈 것이며, 어떤 의사에게 치료를 받을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규모가 큰 병원에 갈지, 작은 병원에 갈지 골라야 한다. 병원에 의사가 여러 명이라면 어떤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지 결정해야 한다. 좀 멀리 가더라도 유명한 의사에게 갈지 가까운 곳의 안 유명한 의사에게 갈지 정해야 한다. 그래서 궁금해진다.

어떤 병원에 있는 어떤 의사한테 가야 내 몸과 마음이 다시, 빨리 건강해질 수 있을까?
좋은 의사, 좋은 병원을 선택할 때 참고할 점은 다음과 같다.

 

1 꼭 큰 병원에 갈 필요는 없다.

실력이 좋은 의사는 주로 큰 병원에 있을까?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실제로 대학병원 같은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많이 몰린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송현 교수는 “의사의 실력과 병원의 규모는 별로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의사의 경험과 학식은 큰 병원에서 일하든 작은 병원에서 일하든 큰 차이가 없다. 또 실력이 있는 의사가 개인 클리닉을 개원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언제라도 편하게 가서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고, 거리가 가까운 병원의 의사를 주치의로 정하는 것이 좋다. 송현 교수는 “이렇게 주치의와 자주 소통하며 만성질환을 관리하면 이상이 생긴 것을 빨리 발견할 수 있고 그 병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경우에는 치료를 잘하는 다른 의사나 병원을 소개받을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또 서울의 대형병원을 선호할 필요는 없다. 의사의 실력은 근무하는 병원이나 지역이 아닌 경험과 의학적 지식으로 결정된다. 마찬가지로 출신 의과대학도 실력과는 큰 관계가 없다. 좋은 시스템이 있는 병원에서 훌륭한 의사에게 수련을 받아 다양한 경험을 쌓았는지가 중요하다.   
 

2 의사의 나이와 유명세에 연연하지 마라.  

암 수술, 심장 수술 등 큰 수술을 앞두면 어떤 의사에게 수술을 받을지 고민이다. 인기 많은 의사는 수술하기까지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고, 의사가 젊은 편이라면 수술 경험이 없을까 봐 망설여진다.

송현 교수는 “수술의 전문성을 가지려면 1000명 정도의 수술 경험, 단일 질환으로는 200명 정도의 수술 경험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5년 이상의 수술 경험이 있다면 전문가적인 수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앞서 언급했듯 좋은 의사는 병원의 좋은 시스템에 의해 성장한다. 요즘 대학병원에는 펠로우(전임의)라는 제도가 있다. 펠로우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에도 1~3년 동안 전문 진료 분야를 공부한다. 펠로우를 거쳐 주니어 스텝(보통은 조교수)이 되어도 경험 많은 교수와 함께 안전하게 수술한다면 좋은 시스템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유명한 의사를 힘들게 예약해서 찾아갔는데 진료나 수술을 받기까지 너무 오래 기다리는 경우가 있다. 간혹 수술 환자가 꽤 밀려있는 데도 해당 의사에게 꼭 수술을 받고 싶은 마음에 기다리다가 상태가 나빠지는 일도 생긴다.

환자에게 최선의 방법으로 적절히 일을 배분하는 것도 좋은 의사의 자질 중 하나다. 꼭 자신이 수술하는 게 좋다고 판단되면 자신이 수술하고 같은 병원 다른 의사가 해도 상관없다고 판단하면 환자와 이야기해서 다른 의사에게 수술을 받도록 하는 의사가 좋다. 또한 환자의 거주지나 몸 상태 등을 생각해 다른 병원을 소개한다면 병원을 옮기는 것을 고려해보자.    

 

3 자신이 하라는 대로만 하라는 의사는 경계하자.

내 몸 상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길 원할 때 “그냥 제가 하자는 대로 하시면 돼요.” 혹은 “약만 잘 드시면 나아요.”라고 답하는 의사가 있다. 의사와 눈 한번 마주치지 못한 채 진료실을 나오기도 한다.

 

 

송현 교수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쉽고 친절하게 설명을 잘하는 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쉽게 설명을 잘한다는 것은 평소 환자가 어떤 점을 궁금해 하고 어떻게 설명했을 때 이해를 잘할 수 있는지 고민을 해왔다는 증거다. 이러한 노력은 환자를 향한 애정과 잘 치료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의사의 말을 듣고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알면 검사, 치료에 납득할 수 있게 되어 치료 의지도 커진다.    

“나만 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의사도 경계해야 한다. 요즘은 의학적인 정보가 모두 공개되어 있어서 특정 의사만 알고 있는 비방은 거의 없다. 

 

4 시간으로만 좋은 의사인지 판단하지 말자.

예약 시간보다 한참 오래 기다렸다고 다시는 그 의사에게 진료를 안 받겠다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중환자나 응급환자를 치료하다가 진료 시간에 늦었다면 과연 그 의사는 시간관념이 없다고 비난받아 마땅할까? 환자에게 설명을 자세히 하느라 진료 시간이 지체됐다면 환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의사일까?

물론 누구의 시간이든 소중하고 가치 있다. 없는 시간 쪼개 병원에 왔다면 충분히 기분이 상하는 일이다. 그러나 진료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다. 시간 하나로 의사를 평가한다면 좋은 의사를 놓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암 수술을 앞두고 여러 병원에 가서 조언을 구했는데 예상 수술 시간이 다른 경우가 있다. 어떤 의사는 3시간이 걸린다고 하고, 다른 의사는 5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때는 3시간 걸리는 의사가 실력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수술 시간은 수술 범위와 관계가 깊다. 전이를 걱정해서 수술 범위를 넓게 잡는 경우는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어떤 의사는 좀 위험성은 있지만 완벽한 수술을 하고 싶어 하고, 또 어떤 의사는 좀 불완전한 수술을 하더라도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도 한다.

의사의 수술 스타일이 다르다는 뜻이다. 이럴 때는 왜 다른 의사와 수술 시간이 다른지 묻는 편이 선택에 도움이 된다.

 

 

송현 교수는 “수술 범위와 방법은 환자의 나이, 질병 정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서 선택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라며 “이 과정에서 궁금한 점을 충분히 물어봐서 설명을 들으면 치료와 회복에 전념할 수 있다.”고 말한다.

 

5 논문과 실력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보통 의사는 논문을 읽으면서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된다. 학회에 참석해서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기도 하고 최신 치료 트렌드를 접할 수 있다. 의사가 이렇게 논문과 학회를 통해 끊임없이 공부를 한다면 실력도 좋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 논문을 많이 쓰는 의사는 실력도 높을까? 송현 교수는 “논문을 쓰는 것과 진료를 잘하는 것은 별로 관계가 없다.”고 설명한다. 논문을 많이 썼는데 실력까지 상당한 의사도 있고, 논문을 많이 안 써도 실력이 좋은 의사가 있다.

의사가 하는 일에는 연구, 진료, 교육, 회진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논문을 많이 썼다면 연구를 좋아하는 의사라고 볼 수 있다. 논문 숫자만 보고 실력이 없다는 오해는 하지 말자.

 

좋은 의사는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주는 의사

어떤 날은 배가 아프고, 어떤 날은 다리가 아프고, 어떤 날은 머리가 아프다. 어디가 아프든 기왕이면 실력이 있으면서 내 가족처럼 친절하게 설명을 잘해주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싶다. 심각한 병이라면 그 생각은 더 간절하다. 이럴 때는 나를 잘 알고 내 몸을 잘 아는 의사가 있다면 큰 도움이 된다.

송현 교수는 “보통 의사의 실력은 같은 의사가 잘 안다.”며 “큰 병이 생겼을 때 오랫동안 나를 진료해 온 의사를 찾아간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지 분명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인다.

 

송현 교수는 협심증, 심근경색증, 성인 판막질환 관련 수술을 전문으로 한다. 특히 관상동맥우회술 권위자로 꼽힌다. 지금까지 4100례에 육박하는 심장수술을 했으며 서울대 의대 졸업 후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서울성모병원 진료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