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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이브사이] 이혼한 부부 어떤 후회를 할까?

기사승인 2020.06.15  13: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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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6월호 92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밝은희망부부클리닉 목동점 황보유순 부부상담사】

이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요즘 세상에 이혼이 무슨 흠이냐고 한다. 이혼이 흠은 아니다. 배우자 때문에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거나 어떤 노력으로든 둘의 사이가 좋아질 수 없다면 같이 사는 것보다 따로의 삶이 더 나을 수 있다. 이혼이 자신과 배우자의 삶을 존중할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럴지라도 이혼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이혼이 소원'이고 '이혼이 곧 행복'이라는 사람도 이혼 후에 후회하는 일이 흔하다. 이혼하고 싶어서 이혼했는데 왜 후회를 할까? 이혼 후 흔하게 겪는 후폭풍을 알아본다.

 

 

CASE 1. 억울한 여자

승해 씨는 요즘 멍하게 생각에 잠겨 있는 일이 많다. 이혼한 지 이제 6개월. 하지만 자꾸 이혼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누가 봐도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이었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직후 남편은 폭탄 발언을 했다. 승해 씨가 모르는 빚이 있는 걸 차마 이야기 하지 못했다고 했다. 

남편의 빚 때문에 아이를 갖는 것도 미루고 돈에 쫓겨 살다 보니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남편이 작은 실수만 해도 화가 나고 모진 말을 쏟아냈다. 처음에는 받아주던 남편도 얼마 안 가 같이 화를 냈다. 만나기만 하면 싸우기 바빴다. 해서는 안 되는 말도 여러 번 했다. 남편은 친정부모님께 꾸중을 들었다는 이유로 앞으로 처가댁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승해 씨도 명절에 시댁에 가지 않겠다고 맞받아쳤다. 이 일을 계기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대화를 단절했다. 

이렇게는 못 살겠다는 생각에 남편에게 3개월의 별거를 제안했다. 남편은 짐을 싸서 나갔고 3개월간의 별거는 6개월까지 연장됐다. 별거 내내 외로웠고, 억울했고, 비참했다. 별거 6개월 만에 돌아온 남편은 승해 씨가 이혼을 원하면 이혼해주겠다고 했다. 승해 씨의 대답은 '그래, 이혼하자.'였다.

그렇게 이혼을 했지만 하루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내가 참았다면 어땠을까?' '내가 다시 잘해보자고 했으면 어땠을까?' '내가 남편을 이해해줬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전남편의 SNS를 보면 행복해 보인다. 왜 자신만 이렇게 슬프고 힘들어졌는지 억울한 생각이 든다. 

 

CASE 2. 이혼을 취소하고 싶은 남자

홍구 씨는 유부남 친구들에게 '화려한 싱글'로 불린다. 그러나 그 말이 썩 듣기 좋진 않다. 

결혼한 후로 아내는 자신의 부모님께 최소한의 도리도 하지 않았다. 어색한 사이가 불편하고 시댁이 멀다는 이유였다. 명절에도 가족 행사가 있을 때도 온갖 핑계를 대며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친정에는 이틀에 한 번꼴로 갔다. 어머니는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고 아내는 당당했다. 이상하게 고부 갈등에 홍구 씨가 끼면 싸움이 더 커졌다. 빠져 있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는 사이 어머니와 아내의 갈등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아내는 홍구 씨와 싸울 때마다 어머니에 대한 불만과 비난을 거침없이 말했다. 그래도 남편의 어머니인데 점점 도가 지나치다고 느꼈다. 스트레스를 푼다는 이유로 돈을 물처럼 쓰는 일이 많아졌다. 카드값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참다못해 이혼 이야기를 먼저 꺼낸 건 홍구 씨였다. 집에 갈 생각을 하면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살기 위해 이혼해야 할 것 같았다. 이혼 이야기에 길길이 화를 낸 아내는 결국 도장을 찍었다.

딸아이의 생각을 존중해 양육권을 포기하면서 홍구 씨는 혼자 살게 됐다. 싸우지 않아서 좋긴 하지만 딸이 보고 싶고 외로웠다. 그러면서 문득 아내도 외로웠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쁘고 힘들다는 이유로 아내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은 것이 미안했다. 아빠로서 싸우는 모습만 보여준 게 미안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가정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하는 이혼

결혼이 현실이면 이혼은 더 냉정한 현실이다. 이혼을 고려할 정도면 부정적인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 이혼 후의 냉정한 현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혼만 하면 불행이 끝날 줄 알지만 다른 현실적인 문제에 맞닥뜨려 당황하기 일쑤다.

경력이 단절되고 안정적인 직업이 없는 상태에서 이혼했다면 힘든 감정을 회복하기도 전에 열악한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 와중에 자녀까지 돌봐야 한다면 몸과 마음에 과부하가 걸려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또 자녀가 이혼한 부모를 원망하거나 반항을 하는 경우도 있고 부모의 이혼을 자기 탓으로 생각해 퇴행, 우울, 무기력, 관계 회피 등의 이상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이때 부모라면 자녀의 심리적 어려움을 돌봐야 하지만 자신도 힘들어 적절한 대응을 못 해 자녀와의 관계가 악화되기도 한다.

 

 

자녀에게 부모의 이혼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욕구인 '안전의 욕구'를 채우지 못하는 일이다. 소속(유치원, 학교)이나 관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성장과 자아실현을 하는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밝은희망부부클리닉 목동점 황보유순 부부상담사는 "자녀가 있는데 이혼해야 한다면 이혼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준비 없이 이혼하면 이혼을 통해 만들어진 결혼 생활의 미해결 과제와 감정들이 이혼 후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른 이성을 만나거나 재혼을 해도 이전 결혼생활의 연장선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황보유순 부부상담사는 "이혼한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점검이 없었다면 재혼한 배우자를 대할 때 전 배우자와 비교하거나 똑같이 여기게 되어 재혼 배우자의 실제 모습을 왜곡하기 쉽다."고 말한다. 

 

이혼 후 주로 하는 후회들

지긋지긋하게 싸워서 이혼하면 홀가분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사람도 많다. 이혼을 경험한 사람들은 어떤 후회를 많이 할까?

1 객관적으로 배우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많은 이가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로 배우자를 감정적으로 대해 상처를 준 것을 후회한다. 배우자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끝까지 노력하지 않은 것도 마음이 쓰인다. 상대를 배려했다면 이혼까지 가지 않았을 거라는 자책감이 들기도 한다.

2 이혼 후의 생활을 예상하지 못했다.

자립을 준비하지 못한 채 감정에 휘둘려 이혼하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3 자녀에게 부부 불화를 숨기지 못했다.

배우자를 향한 부정적인 감정과 이야기를 자녀와 공유한 것을 후회한다. 자녀가 전 배우자를 멀리하거나 싫어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인간에 대한 불신이 생겨서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삶의 우선순위를 잘못 정했다.

우리 가족이 남부럽지 않게 살기 위해, 자녀의 뒷바라지를 더 잘하기 위해 돈을 버는 데만 집중하느라 정작 가족과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그러면서 가족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소통의 부재, 소외감, 관계 악화로 발전했다. 가장 소중한 존재를 사랑하는 일을 소홀히 하고 가장 소중한 시간을 놓쳐 버린 것이 후회된다.

 

이혼하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해야 할 3가지

당장은 이혼이 최선일 것 같지만 지나고 보면 이혼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이혼한 후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다음의 노력부터 해보자. 돌아선 두 사람의 마음을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배우자를 비난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본다.

자신이 만든 틀에서 배우자를 보면 배우자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어린 시절 애착 관계가 부족했다면 스킨십이나 성관계에서만 사랑받는 느낌이 들어서 과도하게 스킨십과 성관계를 요구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배우자가 스킨십과 성관계를 하지 않는다고 서운하게 생각하고 사랑하지 않는다고 단정 짓지 않았는지 과거를 돌아본다. 원가족과의 갈등으로 인한 미해결 과제와 미해결 감정을 탐색하고 직면하는 과정을 통해 그것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배우자의 상처 또한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둘째, 배우자가 한 말의 의미를 확인한다.

부부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 배우자가 의미 없이 한 말도 자신을 향한 비난이라고 오해를 하는 일이 생긴다. 그럴 때는 배우자가 방금 한 말의 의미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배우자도 자신의 말을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서로 말을 조심하게 된다. 
자신도 상대를 비난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말버릇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

셋째, 기본적인 예의를 지킨다.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로 배우자를 배려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관계 회복이 무척 어렵다. 황보유순 부부상담사는 "부부라도 적절한 거리를 두고 자신과 상대의 경계를 지켜야 하며 자신을 재는 잣대와 상대를 재는 잣대도 같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혼만이 답이라면 홀로서기 준비 철저히!

섣불리 이혼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혼하지 않아서 평생 불행하게 사는 것도 문제다. 대부분의 부부는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수용하지 않아서 사이가 멀어지지만 한 사람만의 부단한 노력으로는 행복하게 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폭력, 중독, 정신적 질환 등이 이에 해당한다.

황보유순 부부상담사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받았거나 폭력, 중독, 정신적 질환 등으로 이혼을 꼭 해야 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들을 적절히 해소하고 앞으로 있을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며 "자신의 강점 강화, 경제적·정신적 자립 훈련 등을 하며 이혼 후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황보유순 부부상담사는 밝은희망부부클리닉 목동점에서 이혼, 부부소통, 외도를 전문으로 상담한다. 한국표현예술치료 마음평화상담센터 소장이며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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