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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학시리즈] 고혈압·당뇨·비만 해결사 천천히 식사법 실천지침 4총사

기사승인 2019.10.01  22: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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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09월호 102p

   
 

고혈압·당뇨·비만 해결사
천천히 식사법
실천지침 4총사

체중 조절을 위한 식사훈련에서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천천히 꼭꼭 씹기이다. 진료실에서 5분간 꼭꼭 씹기를  훈련시키는 경우도 있다. 단맛이나 짠맛에 중독된 사람들의 식사 시간은 대부분 10분을 넘기지 못한다. 그만큼 빨리 식사를 마치지만 적게 먹는 것은 절대 아니다. 본인의 1인분을 그냥 빨리 먹는다. 심리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폭식을 즐기는 욕구가 빨리 식사하기를 조장한다. 식사 시간이 20분 이상으로 길어지면 식욕억제호르몬인 렙틴호르몬이 나와 음식 먹기가 불쾌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혈압이나 당뇨를 가진 비만 환자들을 옆에서 지켜보면 거의 음식을 씹지 않고 삼키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꼭꼭 씹어야 음식을 천천히 먹게 되고 식욕억제호르몬 렙틴이 활동할 충분한 여유도 만들어진다. 꼭꼭 씹기만 해도 총 음식 섭취량은 적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되어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글 | 서울ND의원 박민수 의학박사

 

part 1 천천히 식사법 실천지침①
         식사 속도를 조절하라

첫째, 전·후반 나누어 먹기 훈련을 한다. 전체 먹어야 할 양을 3이라고 한다면 식사시간을 전반과 후반으로 나누어 전반에 1, 후반에 2를 먹는 것이 미각충족 지연력 훈련이다. 전반에 3분의 1만 먹는다면 자연스럽게 천천히 먹기 훈련이 완수된다. 동시에 후반에 전반기보다 많은 양을 먹게 되면 충분히 먹었다는 보상심리를 각인하게 되어 과식충동을 적절하게 막아준다. 물론 충분히 먹는 후반기의 속도기준이 천천히 먹기의 훈련기준이 되어야 한다.  전반기 동안 후반기의 반만 먹으려면 후반기 속도의 절반 정도가 되어야 가능하므로  전체적인 식사 시간은 예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다.

둘째, 천천히 씹기 훈련을 한다. 미각 중독을 가진 사람들에게 자신의 먹는 모습을 찍어 오라고 한다. 카메라를 의식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주의하지만 미각 중독자들의 식사 시간은 분주하고 조급하다. 적절한 식사 시간을 확보하고 넘김의 양을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넘김 횟수를 요령껏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동일한 식사 시간 안에 넘김 횟수를 제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천천히 꼭꼭 씹거나 씹지 않는 시간, 즉 식사 시간 중의 먹지 않는 시간을 최대한 늘리는 방법이다.

자신이 정한 기준에 따라 씹기 속도와 횟수를 조절하는 절대적 천천히 씹기를 우선 훈련한다. 절대적 천천히 씹기를 훈련할 때는 타이머를 이용한다. 비디오에 촬영된 본인의 모습을 보면서 한 번 입안에 들어간 음식을 얼마의 시간 동안 몇 번이나 씹는지를 타이머로 재면서 체크한다.

얼마나 느린 속도로 음식을 씹는가의 속도와 더불어 훈련 전의 본인보다 얼마나 더 많은 횟수를 씹을 수 있는가가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

비디오를 분석한 다음 2배 횟수 씹기 훈련을 시행한다. 이전 같으면 10번만 씹고 삼켰을 음식을 20번 씹고 삼키는 훈련이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 횟수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섭취량도 줄어든다.

상대적 천천히 씹기는 다른 사람보다 천천히 먹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식사 자리에서 가장 느린 속도로 식사를 하는 사람을 한 명 고른다. 기준이 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수저가 입과 식탁 사이를 두 번 정도 왕복할 때 한 번가량 왕복하는 사람이다. 그 사람을 기준으로 정했으면 그 사람보다 더 느리게 젓가락과 숟가락을 움직이려고 노력한다. 그 사람이 수저를 들 때 동시에 수저를 들고 놓을 때는 그 사람보다 수저를 늦게 내려놓는다. 다음 번에 수저를 들 때 동시에 들어도 되지만 한 번쯤은 건너뛰어도 무방하다.

세네 번만 그 사람을 의식하면서 식사를 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리듬이 몸에 배게 된다.

part 2 천천히 식사법 실천지침 ②
         슬로우푸드 음식을 먹어라 

천천히 먹기의 중요한 원칙인 30번 씹기의 도구로 슬로우푸드를 드시도록 권한다. 우리의 입맛은 몇 번 씹지 않고도 부드럽게 삼킬 수 있는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져 있다. 잘 넘어가는 음식은 빨리, 많이 먹고자 하는 욕망에 잘 들어맞는 음식이다. 특히 부드럽게 잘 넘어가는 음식은 입맛을 더 조급하게 만든다. 입맛이 조급해지면 과식과 폭식이 뒤따른다. 스트레스가 있을 때는 입맛 조급증과 맞물려 더 부드러운 음식에 탐닉하도록 우리를 부추긴다.

반면 질기고 다소 딱딱하며 거친 음식은 입맛의 인내력을 길러준다. 각종 채소, 배아가 살아 있는 곡류, 통째 먹는 과일 등은 오래 씹어야 한다. 처음에는 짜증도 나고 못마땅하겠지만 천천히 먹기 습관이 몸에 배면 그동안 잊고 살았던 음식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슬로우푸드가 주는 포만감은 착한 포만감이다. 과일과 채소 등의 슬로우푸드는 충분한 포만감을 제공하지만 칼로리가 적어 비만의 위험이 없을 뿐만 아니라 미각의 균형을 맞추어 입맛의 통제력을 해치지 않는다. 채소와 과일 속의 수분은 목마름을 이기는 배고픔의 유혹을 통제하는 적절한 완충작용까지 제공한다.

더불어 섬유질 중심의 슬로우푸드는 덜 가공되고 당화혈색소(장기간 동안 혈중 포도당 농도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혈색소의 한 형태)가 혈당의 수직변동으로 인한 폭식 위험을 방지한다. 혈당지수(같은 음식을 먹었을 때 혈당을 올리는 정도)가 낮은 음식은 식후에 인슐린이 과다하게 분비되지 않도록 억제해 다음 식사까지의 공복감을 덜어주고, 체내에 지방이 축적되지 않도록 막는다. 반대로 동물성 지방이나 혈당지수가 높은 탄수화물로 이루어진 인스턴트 푸드는 다음 식사 전의 배고픔을 강화시키고 탄수화물의 지방화를 촉진한다. 

 성공적인 미각중독 탈출을 위해서는 포만감을 현명하게 이용할 필요가 있다. 지나친 공복감 추구는 박탈감과 심리적 불안감을 강화시킨다. 공복감이 지나치면 체내호르몬의 작용마저 교란된다. 우리 몸의 생체시계는 적절한 포만감과 공복감의 주기적 변동 아래 그렐린과 렙틴이 협동하여 균형을 유지한다. 이것의 교란은 결국에는 폭식과 과식의 도래이다. 그렐린과 렙틴의 무게중심을 균형 잡아주고 폭식과 과식의 준동을 막아줄 대안이 바로 슬로우푸드이다.

part 3 천천히 식사법 실천지침 ③
         식사 도구를 활용하라 

한국인의 미각을 중독시키는 먹기 습관 중의 2대 축이 달게 먹기와 짜게 먹기이다. 짜게 먹기의 주된 원인이 바로 국물이다.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 식탁 위에서 젓가락만 남겨놓기를 권유한다. 젓가락 식사는 국물 섭취를 방지하여 소금 섭취량을 줄여준다. 국물 음식은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문제는 국물 음식 자체라기보다는 국물 음식을 먹는 방식에 있다. 영양가가 풍부한 건더기 대신 나트륨과 지방 등이 가득한 국물만 떠먹는 습관이 문제인 것이다. 젓가락 식사를 하면 국물 대신 건더기를 먹게 됨으로써 나트륨의 섭취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밖에도 젓가락 식사법의 효능은 많다.

첫째, 젓가락 식사는 식사 속도를 늦추어 슬로우 이팅을 가능하게 한다. 젓가락을 사용하면 음식을 천천히 먹게 되므로 뇌의 포만중추에서 렙틴을 분비할 시간을 충분히 벌어줄 수 있다. 또한 음식을 꼭꼭 씹어 먹으면 턱 근육의 신경을 통해 뇌의 식욕을 관장하는 부위에 자극이 전해져 포만감을 느끼기 쉽다.

둘째, 젓가락 식사는 면역력과 뇌기능을 개선시킨다. 젓가락 식사는 자연스레 침의 분비를 늘려준다. 침 속에는 강력한 면역물질과 독성 제거 물질이 포함돼 있다. 특히 페록시다아제라는 효소는 우리 몸에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젓가락질은 정교한 운동이다. 젓가락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손에 있는 근육을 정밀하게 움직여야 한다. 이러한 미세운동으로 뇌의 운동 피질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 치매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 음식을 씹는 저작운동은 신경을 자극하여 뇌혈류를 증가시키고 인지 기능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

part 4 천천히 식사법 실천지침 ④
         식사 순서를 바꾸어라 

2 : 1 거꾸로 식사법을 제안한다. 2 : 1은 탄수화물 음식과 비탄수화물 음식의 비율을 뜻한다. 즉 탄수화물 음식을 1 먹었다면 비탄수화물 음식은 그 두 배인 2를 먹자는 것이다. 거꾸로는 식사의 순서를 바꾸어 에피타이저부터 시작하여 채소를 먼저 먹자는 것이다.

보통은 우리는 식사를 할 때 밥 한 술에 반찬 한두 가지를 먹는다. 일단 탄수화물 음식부터 섭취하고 다른 음식들을 먹는 것이다. 하지만 거꾸로 식사법이 제안하는 바른 식사는 채소와 단백질 음식들을 먼저 먹고 그 다음에 지방이나 탄수화물이 많이 든 음식을 먹는 것이다. 즉, 밥보다 반찬이 먼저다.

2 : 1 거꾸로 식사법은 우선 과일을 에피타이저로 먹는다. 우리는 보통 과일을 식사를 마친 후 입가심으로 먹는 편이지만 식사 전에 미리 먹으면 입맛을 깨우고 포만감을 주어 식사의 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식사를 할 때는 채소 반찬 한 젓가락, 단백질 반찬 한 젓가락을 먼저 먹은 후에 밥 한 술을 뜬다. 이 과정을 1이라고 하자. 다음에는 채소 한 젓가락, 지방이 들어간 반찬 한 젓가락을 먹은 후 밥 한 술을 뜬다. 이 과정을 2라고 하고, 1과 2의 과정을 반복적으로 되풀이하면서 식사를 하면 자연스럽게 탄수화물 음식과 비탄수화물 음식의 비율이 조절된다. 이때 식탁 위에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등 각종 영양소가 포함된 음식들이 고루 놓여 있어야 한다.

2 : 1 거꾸로 식사법의 또 다른 의미는 음식을 먹는 시간과 음식을 먹는 도중에 나누는 대화 시간의 비율이다. 식사 시간은 최소한 15분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이는 우리 몸이 배부르다고 느끼기 시작하는 시점이 음식을 먹고 나서 평균 약 15분 정도 후이기 때문이다.

거꾸로 식사법의 건강 효과는 혈당조절 능력에서도 나타났다. 식사를 하면 어느 정도 혈당이 오르는 것이 보통이다. 심한 사람들은 20mg/dl에서 60mg/dl 정도까지도 혈당이 상승한다. 그런데 거꾸로 식사법의 원칙을 지키며 식사를 한 사람들의 혈당은 평균 약 3mg/dl 정도밖에 오르지 않았다. 동일인들에게 일반적인 방법으로 식사를 하게 한 다음 재 본 혈당이 평균 27mg/dl 정도 상승해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결과였다.

☞거꾸로 식사법의 효과
① 포만감이 높은 채소를 먼저 섭취함으로 인해서 식사량을 줄여준다.
② 당지수를 낮춤으로써 당뇨 위험을 감소시킨다.
③ 섬유질이 풍부한 식사를 통해 장 건강을 향상시킨다.
④ 오래 씹어야 하는 채소를 먼저 먹게 되면 식사 속도가 자연스럽게 늦춰지는데, 이로 인해  포만중추가 만족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되므로 식사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진다.
⑤ 익숙지 않은 순서로 식사를 하게 되므로 식사 때마다 식사법 자체가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일깨울 수 있다. 

박민수 박사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에서 전문의 전임의 과정을 거쳤다. 현재 우리아이 몸맘뇌 성장센터 소장, 대한비만체형학회 이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각교정 다이어트> <내몸경영> <건강경영> <잘못된 입맛이 내몸을 망친다> <31일 락다이어트습관> <10년 젊게 10년 더 사는 지금 10분의 힘> 등이 있다.

건강다이제스트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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